한화·HD현대, ‘해가 지지 않는 조선소’ 전략 구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23 09:56

한화오션 美 필리 조선소 인수…호주 오스탈에도 관심 둬

HD현대중공업, 현지 파트너십 체결·건조 체계 구축 계획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제공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고 HD현대는 필리핀 군함을 진수하며 해외 건조 체계 구축을 공언해 글로벌 조선 시장 내 국내 업계의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한화오션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1억달러(약 13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미국 상선·방산 시장 본격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이곳은 '존스 법(Jones Act)'에 의거,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건조하는 곳이다.



필리 조선소는 미국 현지 건조 석유화학 제품 운반선(PC선)·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 중 절반에 달하는 물량을 공급해오고 있다.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건조 등 상선뿐만 아니라 해상 풍력 설치선·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수송함 수리∙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인 만큼 한화그룹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수주할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은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한 만큼 중형급 유조선·컨테이너선 분야로 수주량을 늘려 시장 내 입지 확대에 나선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선박·스마트십·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 조선소에 효과적으로 접목해 필리 조선소를 북미 지역 내 압도적인 기술·원가 경쟁력을 갖춘 생산 기지로 탈바꿈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화오션은 호주 방산 기업 오스탈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조선 거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8일 진수식을 마친 필리핀 해군 1번 초계함인 '미겔 말바르'.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지난 18일 진수식을 마친 필리핀 해군 1번 초계함인 '미겔 말바르'.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3200톤급 필리핀 1번 초계함인 '미겔 말바르'의 진수식을 진행했다.


미겔 말바르함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 속도 15노트(약 28km/h), 항속 거리는 4500해리(8330km)에 이르는 최신예 함정이다. 이 함정에는 대함 미사일·수직 발사대, 능동형 전자 주사식 위상 배열(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 등 첨단 무기체계가 탑재된다.


미겔 말바르함은 시운전·마무리 의장 작업 등을 거쳐 필리핀 해군에 2025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기공식을 가진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은 올해 12월 진수돼 내년 중 인도된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자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다수의 함정을 확보하는 군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며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 2척(2016년)·초계함 2척(2021년)·원해 경비함(OPV) 6척(2022년) 등 함정 10척을 발주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분야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거점별 파트너십 체결 △현지 건조 체계 구축 △기술 이전 패키지 표준화 등을 통해 필리핀·페루·호주·사우디아라비아·미국 등 권역별 해외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현해 나갈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필리핀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K-함정 수출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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