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로 개미 골병드는데… 자사주 파는 네이버 임원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25 14:32

연초 이후 임원 매도물량 1만2432주 달해

임원 자사주 매각 시장엔 매도 시그널 해석

라인야후 사태로 주가는 52주 신저가 기록

네이버 사옥

▲네이버 사옥. 사진=연합뉴스

라인야후 사태로 네이버(NAVER)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주주들의 원성이 큰 가운데서도 네이버 임원들은 보유주식을 잇달아 매도하고 있어 주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라인야후 사태로 국민적인 부정적 여론이 확대된 4월 이후 네이버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했다고 공시한 건수는 29건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보면 4월이 19건으로 가장 많고, 5월 6건, 6월 4건 등이다. 1월과 2월 각각 1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3월에는 매도 공시가 없었다.


주식을 매도한 주체들은 모두 리더급으로 임원급에 해당된다. 4월에 주식 매도공시가 집중된 이유는 자사주 상여금이 지급되면서 이를 현금화 한 탓이다.



매도 규모를 보면 이희만 리더가 지난 4월 12일 네이버 주식 2210주를 주당 18만4200원에 장내 매도하며 가장 많은 주식을 현금화 했다. 매각을 통해 얻은 현금은 4억708만원에 달한다. 또 이인희 리더와 하선영 리더가 각각 1000주를 주당 17만7800원, 16만8700원에 매도했다. 현금화 한 돈은 1억7780만원, 1억6870만원이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당시 4월에도 자사주 상여금이 지급됐으나 4월 주식을 매도한 임원은 이희만 책임리더가 62주를 주당 20만원에 매도한 게 전부다.


연초 이후 임원들이 매도한 주식은 총 1만2432주다.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물량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임원이 자사주를 매각할 경우 시장에서는 이를 고점으로 인식, 매도 시그널로 읽는다. 특히 라인야후 사태로 주가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임원들의 이같은 매도 행진을 주주들이 달갑게 볼 리 없다.




실제 네이버 종목토론방에 한 누리꾼은 '공시를 보니 1500개(주)있는 임원이 300개를 팔았다'며 '회장이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데 5000만원어치를 사줘도 모자랄판에 5000만원이 그리 급했냐'며 일갈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지난 21일 강경돈 리더가 보유주식 304주를 주당 16만7000원에 매도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현재 네이버가 라인야후를 일본에 넘길 경우 수익성도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지난 5월 이후 이달 24일까지 외국인은 2208억원을, 기관은 1892억원을 순매도 한 상태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 19일 장중 16만5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으며 25일 현재도 주가는 16만원 중반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는 A홀딩스 지분을 50% 보유 중이다. 라인야후는 A홀딩스가 64.5% 지분으로 지배 중이다. 네이버의 라인야후에 대한 실질적 지분율은 약 32%다. 지난해 라인야후의 순이익은 약 1조3000억원이며 네이버는 지분법 이익으로 2541억원을 기록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지분법 이익 감소에 따른 2024년과 2025년 순이익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같은 IT기업들은 조직문화가 자유분방하다"면서 “임원들도 현재 상황보다 주식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매도하려는 심리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지나친 우려는 과도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안재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라인야후 지분 매각 이슈가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인 싸움으로 번지면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조금씩 회복되고 있던 투자심리가 다시 악화됐다"며 “여전히 주식시장의 인터넷, 소프트웨어(SW) 업종에 대한 관심은 낮은 가운데 이와 같은 악재까지 반영되며 주가는 과도하게 하락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네이버 실적은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이며. 네이버웹툰 상장, 8월 AI 사업 1주년 컨퍼런스와 같은 이벤트가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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