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 이는 최근 급증하는 기술특례 상장 신청으로 인한 심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심사 과정의 전문화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별도 처리 방안의 중요 내용은 △기술심사 전문화 △절차 및 관행 개선 △심사조직 및 인력 확충 등이다.
거래소는 기술특례 기업과 일반 기업의 심사를 완전히 분리하고, 기술기업상장부 내에 산업별 전문 심사체계를 구축한다. 각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심사를 가능케해, 심사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선처리 가능 기업을 선별해 신속히 처리하고, 장기 심사 대신 최소기한 내 처리 원칙을 도입한다. 또한 주관사와의 사전협의를 활성화해 주요 이슈를 미리 해결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심사 대기 시간을 줄이고 전반적인 심사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특별심사 T/F를 설치하고 추가 인력을 배치해 단기적으로 심사 지연 문제 해소에 나선다.
최근 몇 년 새 기술특례 상장 신청 기업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48사(36.4%)에서 2024년 4월 기준 17사(47.2%) 10% 이상 늘어났다.
기술기업의 경우 일반기업에 비해 전문가 회의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하고, 재무성과와 같은 단순 기준 적용이 어려워 심사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특성이 있다.
다만, 거래소는 상장심사 지연 해소 조치가 투자자 보호 기능 부실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심사 기준은 종전과 변함없이 유지할 예정이다.
이번 개선안 발표 배경에는 최근 기술특례상장 기업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상장한 파두는 상장 직후 기대했던 매출이 실종되며 주가가 급락했고, 이노그리드는 상장 심사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 소식을 숨겼다가 상장 예비심사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이러한 사례들로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실효성과 상장심사 과정의 엄격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개선안을 통해 상장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더 나은 상장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