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전기차처럼 SAF 시장 주도할 수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0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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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한 항공기에 SAF연료가 주입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청정에너지 강국인 중국이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거 정부 지원책에 힘입어 전기자동차와 태양광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던 것처럼 SAF도 마찬가지로 중국이 선두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의 그레이스 청 지속가능 부문 본부장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와 태양광이 발전했던 것 처럼 명확한 국가 전략이 수립되면 중국은 청정한 항공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중국에서 SAF 지원 정책이 시행되면 상황이 매우 빠르게 발전해 영향력 있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SAF는 화석연료가 아닌 친환경 원료로 생산한 항공유로, 항공업계 탄소 감축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손꼽힌다.



청 본부장의 이같은 주장은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의 분석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BNEF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신 에너지 전망(NEO) 보고서에 따르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신규 정책이 없고 가격 경쟁력과 경제성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적 전환 시나리오'(ETS) 하에선 SAF가 2050년까지 항공유 수요의 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넷제로 시나리오'(NZS)에선 SAF와 수소 및 전기가 화석연료를 모두 대체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발맞춰 유럽에서는 항공편 연료에 SAF를 일정 부분 포함해야 하는 규정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2025년부터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이륙하는 항공편은 연료에 최소 2%를 SAF로 채워야 한다. 2030년엔 비중을 6%로 늘리고 2035년엔 20%, 2050년엔 70%까지 늘어난다.


그러나 항공업계에서는 SAF 산업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는 높은 비용, 제한된 원료, 까다로운 지원정책 등이 항공업계의 SAF 도입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청 본부장은 “우리는 SAF 산업이 얼마나 도약하기 어려운지를 실제로 목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SAF 분야에서 유망한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의 파산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SAF로의 전환을 위한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생활쓰레기를 고온·고압에서 가스화해 최종적으로 SAF를 생산하는 회사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유나이티드 항공, 캐세이퍼시픽, 일본항공(JAL) 등은 물론 SK이노베이션도 2022년 당시 이 회사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펄크럼 바이오에너지는 지난 5월 약 100명에 달하는 직원을 거의 모두 해고한 데 이어 대부분의 사업 운영도 중단했다.


펄브럼 바이오에너지는 또 자금줄이 끊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네바자두 첫 합성원유 생산공장 건설 구축을 위해 사용한 2억8900만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10월 디폴트(채무불이행)을 맞았다. 이 회사는 또 인디애나주 공장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추진했던 5억달러 채권 판매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의 기후목표 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2030년까지 연료의 10%를 SAF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SAF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극소량의 SAF가 현재 생산되고 있는데 항공사들의 목표가 달성되기 위해선 미국에서만 공급이 122배 급증돼야 한다.


그러나 청 본부장은 SAF 생산을 위한 재생에너지와 원료가 풍부하기 때문에 중국이 해당 분야에서 강자로 떠오를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졌다고 주장했다. 캐세이퍼시픽항공은 2030년까지 연료 10%를 SAF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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