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 장학사 사망 ‘민원의 두 얼굴’··· 악성 vs 정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05 14:50
부산시교육청 장학사 사망 '민원의 두 얼굴'··· 악성 vs 정당

▲3일 부산시교육청에서 악성 민원으로 삶을 포기한 A장학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는 부산지역 교원 단체. 제공=부산시교육청

부산= 에너지경제신문 강세민 기자 부산시교육청 소속 A장학사가 교장공모제 미지정에 대한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삶을 포기한 사건(지난달 27일)을 두고 “정당한 민원이었다"는 해당학교 측의 주장이 나와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 사건에 대해 해당학교 학교장을 형사고발(4일)했다.


이에 대해 해당학교 학교자치부장은 “정당한 민원을 악성 민원으로 치부하고, 학교와 교육청이라는 기관 간의 협의와 공문을 불온시하는 것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해당학교 학교장의 삿대질과 폭언 등은 직접적으로 A장학사가 심리적인 압박을 받을만한 상황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부산시교육청은 “감사결과, 해당학교는 교장공모제 미선정과 관련해 2014년 5월 28일부터 6월 18일까지 총 33여건의 민원, 12건의 전화, 시교육청 앞 현수막 게재 등 A장학사를 압박했다"면서 “해당학교의 교장공모제 미선정 이유 등을 해당학교 학교장이 고성과 삿대질로 물는 등 당시 A장학사는 물론 부서원들까지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고 강조했다.


또 “국어 해석이 되지 않냐?", “따라 읽어 보세요", “이 문구를 읽으라", “지정과 선정의 차이점을 모르냐. 이 공문은 쓰레기다. 부산교육청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냐?" 등의 강압적이고 모욕적인 언사가 있었다며, “나는 될 때까지 찾아올 것이다", “쪽수가 적어서 안 되겠다. 나도 선생님들이랑 학부모들 데리고 오겠다" 등의 협박성 발언도 이어진 것으로 감사결과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A장학사에게도 직접적으로 “본청 장학사가 이런 쓰레기 같은 교장공모제 시행 공문을 어떻게 발송하느냐" 등의 모욕적인 언사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A장학사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을 주변 유족과 동료 장학사들에게 토로한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장학사 유족 측은 교육청과는 별도로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게 한 악성 민원인의 처벌을 원한다"라며 해당학교 학교장을 직접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해당학교는 입장표명을 통해 정상적인 민원이었으며, 학교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경찰은 엄중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의 한 교육관계자는 “교육자로써 이런 사태가 일어난데 대해 안타깝다. 교육민원을 담당하는 공무원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가족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세민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