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뒤진 삼성전자, ‘패러다임 쉬프터’ CXL서 만회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08 15:07

효율적 자원 배분 방식으로 컴퓨팅 가능케 한 ‘데이터 고속 도로’

시장 규모, 2022년 220억원서 2028년 21조원 규모로 급성장

2022년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해낸 512GB CXL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년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해낸 512GB CXL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데이터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효율적인 처리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에서 경쟁사에 다소 뒤쳐진 모습을 보였지만 효율적인 컴퓨팅 기술 개발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는 자원 풀을 실현할 기술로 꼽혀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인텔이 2019년 3월 컴퓨터 내에서 정보를 전송하는 새로운 규격이라고 제정한 것이다.


본격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업체들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위한 '자원 분리' 기술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자원 분리는 컴퓨팅 자원 풀을 구성하고 이와 호스트 중앙 처리 장치(CPU) 사이의 빠른 통신을 구현해 원격 자원을 자신의 로컬 자원 수준으로 빠르게 이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기존 데이터 방식을 간선 도로에 비한다면 CXL은 고속 도로라고 할 수 있다. CXL 기술이 적용되면 컴퓨터 내부의 부품 간 데이터 교환이 가능해 더욱 빠른 연산 작업이 가능해진다.


또 클라우드 환경에서 각 장치들에 충분한 자원을 제공하면서도 개별 서버들이 필요 이상의 컴퓨팅 자원을 장착하는 오버 프로비저닝 문제와 컴퓨팅 시스템의 전력 낭비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CXL은 전자 부품 간 고속 데이터 전송에 사용되는 연결 단자 표준인 'PCIe' 규격에 뿌리를 둔다. 이는 더블 데이터 레이트(DDR) 방식 대비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안정성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CXL 메모리는 속도 측면에서 HBM과 메인 메모리보다 하위 티어에 있지만 확장성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측면을 보인다.


이와 관련, PCIe 5.0을 사용하는 CXL D램 풀은 원격 D램을 기존의 RDMA 기반으로 접근하는 것에 비해 10배 이상 빠른 접근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CXL 부문별 시장 규모와 CXL CPU의 버전별 출하량 비중 전망. 자료=욜(Yole) 제공

▲CXL 부문별 시장 규모와 CXL CPU의 버전별 출하량 비중 전망. 자료=욜(Yole) 제공

시장 조사 업체 '욜'에 따르면 CXL 시장 규모는 2022년 1700만달러(약 220억원)이었지만 2026년에는 21억달러(약 2조8912억원), 2028년에는 158억달러(약 21조8002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의 이사 자격을 가진 구성원으로서 CXL 메모리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년 5월부터 작년 5월 사이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고용량 512GB CXL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써 CXL D램 용량은 4배 늘었고, 서버 한 대당 수십 테라바이트(TB) 이상 확장을 할 수 있게 됐다. CXL 전용 컨트롤러를 탑재함으로써 데이터 지연 시간도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고용량 AI 모델을 위해 CPU-메모리 간 생겨나는 병목 현상을 줄이는 등 시스템 개선에도 나섰다. 그 결과 업계 최초 CXL 2.0 D램 개발에도 성공해 D램 모듈의 한계 극복과 대역폭과 용량 확장을 이뤄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XL D램 영역을 분할 사용하는 '메모리 풀링' 지원으로 서버 운영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며 “데이터 센터·서버·칩셋 기업과 지속 협력해 CXL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차세대 컴퓨팅 시장 수요 적기 대응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레드햇 인증한 CXL 인프라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CXL 관련 제품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서버 전 구성 요소를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SMRC)에서 검증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빠른 데이터 처리와 AI 학습·추론 가속화가 가능해 고객은 추가 시설 투자 없이 더욱 뛰어난 성능의 AI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레드햇과 CXL 메모리 생태계 확장과 새로운 기술 표준 제시를 목표로 파트너십을 강화해 다양한 사용자 시스템에 적합한 고객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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