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 의회가 총선 닷새 만에 문을 연 가운데, 한국 국회와 극명하게 비교되는 풍경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하원에서 의장을 맡았던 린지 호일 노동당 의원이 9일(현지시간) 반대 의견 없이 재선출된 데 이어 당선인들이 하원 의원으로 취임 선서를 했다.
지난 4일 치러진 총선에서 노동당은 650석 중 412석을 휩쓸었고 보수당은 121석에 그쳤다.
자유민주당은 72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9석, 신페인당 7석, 영국개혁당과 민주통합당(DUP) 각 5석, 녹색당과 웨일스민족당(PC)은 각 4석을 확보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원들이 착석하면서 노동당 압승 규모가 시각적으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전했다.
지난 의회 야당이었던 노동당 의원들은 반대편 집권 여당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의원들이 오밀조밀 모여 앉는 영국 의회 특성상, 상당수 의원은 자리 부족으로 앉지 못하고 서 있어야 했다.
이는 거대한 홀에 정당별·선수별로 띄엄띄엄 앉는 한국 국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조국혁신당이 국회 사무실이 좁다는 이유로 국회 로비에서 항의성 최고위원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조국혁신당은 “3석을 보유한 정당(개혁신당)이 배정받은 사무공관을 비교하면 2.5배 차이에 불과하다"며 항의했다.
의회 구성 '다양성'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노동당 당수인 키어 스타머 총리는 첫 의회 연설에서 “너무 자주 사익을 위하거나 자기중심적으로 보이는 정치를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회 구성을 “우리나라가 그간 보여준 것과 비교해 가장 인종과 성별로 다양성 있는 의회"라고 평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새 하원 의원 650명 가운데 263명(40%)이 여성이다. 이는 2019년(220명)보다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300명 가운데 60명(20%)이 여성인데, 이마저도 역대 최다 수준이다.
'새 인물'인 초선의원은 영국 335명, 한국 131명으로 '과반' 선에서 나뉘었다.
이밖에 영국 의회 유색인종 출신 의원은 90명(14%)으로 2019년 66명보다 늘었다.
한편, 영국 의회 공식 개원식은 오는 17일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정부 정책 및 입법 청사진은 개원식에서 '킹스 스피치'(국왕 연설)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