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8·18 전당대회에서 대표직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에서 정치적 공세보다는 민생과 정책 대안에 치중하면서, 김건희 여사 읽씹 논란에 휩싸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비해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회견을 열어 “다시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제1정당, 수권정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며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지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영국은 14년만에 정권이 교체됐고 프랑스도 좌파연대가 총선에서 승리했다"며 “우리도 새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치권 당면 과제에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용주의 노선으로 좌측에 한정된 지지층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속 성장이 '먹사니즘'의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국가가 혁신을 위해 2인 3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우리는 AI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데, 기술인재 양성에 더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 중요성을 띄우면서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시스템을 갖춰 '에너지 고속도로', 즉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전력망을 건설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신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말은 과학기술 시대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먼저 '주4.5일제'를 자리잡게 하고 2035년까지는 '주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존 복지제도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기본적인 삶과 적정 소비를 보장해야 한다. 소득, 주거, 교육, 의료 등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삶을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기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역설했다.
이어 “출생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금융 등을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하고 에너지·통신 등 분야도 기본적 이용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외교·안보 이슈에는 “외교의 목적은 국익이다. 실용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상대를 억지하는 강한 군사력 과시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평화구축 노력"이라는 의견을 냈다.
정당 발전 방향에는 “민주당의 주인은 250만 당원 동지들이다. 당원중심 대중정당으로의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이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다음 대선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지역당(지구당) 합법화 및 후원제도를 도입하고 개방된 온라인 플랫폼을 갖춘 '오픈소스 정당'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월 살인테러미수 사건 이후, 남은 생은 하늘이 준 '덤'으로 여기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칼날이 저를 향해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겠다. 촛불혁명 때처럼 새로운 길 위에서도 국민 여러분 옆에 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선언문에서 채상병특검법 등 정국 현안이나 자신에 대한 '사법리스크' 문제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