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게 선거운동 자금을 기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럼프 측 정치활동 단체 '아메리카' 팩(PAC·정치활동위원회)에게 자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메리카 팩은 오는 15일 기부명단을 공개할 예정으로, 트럼프 선거 운동을 위해 지금까지 1580만달러를 사용했다. 특히 이 단체는 경합주에서 유권자와 직접 접촉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2636억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기술 거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던 그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우파적 견해를 지지하고 민주당을 공격하는 인물로 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대통령 측에 선거 운동을 위한 자금을 지원한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움직임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머스크가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자동차 전환을 독려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폐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등의 공약들을 내걸었는데 이들은 모두 테슬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블룸버그는 또 과거에 충돌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가 최근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그(트럼프)는 난데없이 날 부르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머스크의 이번 기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 모금에서 월스트리트와 기업 기부자의 도움으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추월한 시점에 이뤄졌다.
고령 리스크를 심각하게 노출한 지난달 첫 대선 후보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론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큰 악재인 셈이다. 최근 바이든 측 저명한 기부자들은 기부를 중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