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곽동신 부회장, 3000억 규모 주식 증여
정지선 현대그린푸드 회장, 주식 전량 가족에게 나눠
“최대주주측 주가 가장 낮은 시점으로 판단했을 것”
투자자들도 주가 저점 인식,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세
국내 상장사 회장님들이 주식을 잇달아 증여하고 있어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여 시점을 두고 주식 가격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본다. 즉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기도 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전날 한미반도체는 곽동신 부회장이 보유주식 총 193만9874주를 자녀 2명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지분의 2% 규모로 이번 지분 증여로 장남 곽호성 씨와, 차남 곽호중 군은 각각 96만9937주를 증여받게 됐다. 이는 전날 종가(15만7900원) 기준 약 3063억원 규모다.
증여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미반도체는 전 거래일 대비 6.46% 상승한 16만8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6월 14일 장중 19만62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으며 신고가 대비 공시일 전날 주가는 19.52%가 낮은 수준이다. 즉 주가가 바닥에 접근하면서 곽 회장이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시장이 해석한 것이다.
다만 이튿날인 이날 주가는 전날 뉴욕증시가 기술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도물량이 유입되면서 장중 16만원이 깨지기도 했으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7월 1일 유승필 유유제약 명예회장은 본인 주식 20만6885주를 아들인 유원상 대표이사에게 증여했다고 3일 공시했다. 유유제약의 52주 신고가는 작년 12월 8일 기록한 7440원이며 공시일 전날 주가는 4645원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30% 이상 빠진 거다. 하지만 증여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5000원을 회복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정지선 현대그린푸드 회장도 지난 5일 가족들에게 본인 주식 전량인 429만3097주를 증여했다고 밝혔다. 부인 황서림 씨와 아들 창덕 군, 딸인 다나 양에게 각각 2.92%(99만752주)를 증여했다. 또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세 아들인 창욱·창준·창윤 군에게도 지분 1.3%(44만280주)를 나눠줬다. 현대그린푸드의 52주 신고가는 6월 17일 기록한 1만3580원이다. 공시일 전일 주가는 1만1930원으로 고점 대비 12.15%가 낮다.
아울러 김승한 한창제지 회장은 지난 12일 장남인 김준영 이사에게 보통주 716만98주를 증여했다고 공시를 통해 알렸다. 이로써 김 이사의 지분율은 17.88%로 늘면서 한창제지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증여 공시일 직전 주가는 770원으로 52주 신고가인 1325원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한창제지 주가는 공시일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며 800원선으로 올라섰다.
회장님들의 이같은 증여 소식을 두고 투자자들이 저점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주가가 낮을수록 부담하는 세금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상장주식을 증여·상속할 때는 보유주식의 20%를 할증(최대주주 할증평가)한 뒤 주식 증여일 전후 2개월 종가의 평균치의 최대 60%를 증여세로 납부해야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저평가 돼 있는 구간에서 증여하는 것이 증여세 부담을 가장낮출 수 있다"며 “또한 합법적인 증여를 통한 기업 투명성 부각과 상속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는 효과가 있어 증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7월 주요 상장기업 증여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