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세라퓨틱스·이노스페이스 상장일 급락
기술특례 상장, 낮은 실적 대비 고평가 논란
최근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따따블 종목이 속출하던 연초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공모주 투자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엑셀세라퓨틱스는 전 거래일 대비 1.93% 오른 7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1만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 배양 배지 전문기업인 엑셀세라퓨틱스는 지난 15일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흥행하면서 공모가 상단을 초과해 1만원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하지만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16.7% 하락한 8330원에 마감했다. 상장 4거래일째인 지난 19일에는 공모가 대비 20.8%까지 떨어졌다.
지난 2일 코스닥에 상장한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는 하락폭이 더 크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19일 2만675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4만3300원) 대비 38.2% 하락한 수준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2일 상장 당일에도 20.4% 폭락했다. 시가총액도 상장 당일 3229억원에서 2507억원으로 700억원 가량 증발했다.
공모주 주가가 상장 첫날 급락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종목이 나타나지 않는 등 시장 내 열기는 다소 줄었지만 상장 당일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는 없었다. 올해 상반기에 증시에 입성한 종목은 총 29개 종목(스팩 제외)으로 이들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상승 마감했다.
엑셀세라퓨틱스와 이노스페이스의 주가 부진 원인으로는 높은 공모가 대비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한 점이 꼽힌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지난해 매출이 11억원, 영업손실은 8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93억원에 달한다. 지난 1분기에도 매출 5억원, 영업손실 21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노스페이스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억원, 영업손실 159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기업임에도 이들 기업이 상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특례 제도를 활용해 상장했기 때문이다. 기술특례 상장은 현재 영업실적은 저조하지만 성장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상장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실제 실적은 낮지만 미래 성장성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IPO를 통한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알테오젠 등이 기술특례 상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하지만 미래 성장성을 기준으로 책정된 높은 공모가 대비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앞서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들이 상장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기술특례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2월 기술특례 상장한 주사전자현미경(SEM) 제조기업인 코셈은 올 1분기 적자 전환했다. 지난 2월 상장 과정에서는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26억300만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장한 종목들이 공모주 과열 양상이 식으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업종별, 종목별로 옥석가리기 현상은 더 심화되고 있고 하반기에 중대형 IPO 대기 물량이 많이 있기 때문에 공모주 시장 흐름은 좀 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