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냐 ‘새 인물’이냐…바이든 사퇴에 미 대선 중대 기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2 11:30

‘바이든 대 트럼프’ 리턴매치 무산
민주 새 후보 나오기 전까지 美대선 안갯속

해리스 부통령 유력…주요 경쟁자들도 지지 선언
오바마는 ‘침묵’…트럼프 “바이든보다 쉽다”

Election 2024 Biden Drops Out

▲조 바이든 미 대통령(오른쪽),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사진=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포기를 전격 선언하자 108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은 안갯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린 만큼 미 대선판은 민주당 대선 후보를 놓고 또다시 중대 기로에 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섬길 수 있었던 것은 인생에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재선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임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민주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은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후 민주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를 받은 지 약 3주 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지만 그에 대한 지지가 급속도로 이탈하자 결국 백기를 들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일찌감치 결정됐던 '바이든 대 트럼프' 리턴매치 대결구도가 무산되자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누가 결정되는지가 관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함과 동시에 해리스 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지지하고 나섰다.




미국의 첫 여성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인 해리스가 바이든 대통령 대안으로 낙점될 경우 유색인종 여성으로는 첫 대통령 후보가 되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만약 대선 후보로 확정도면 이번 대선은 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 간의 대결로 치러진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서 지난 4년간 정책을 그대로 승계할 수 있고 바닥에서 시작해야 하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선거 자금 등의 측면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




또 소수 인종이자 여성으로서의 미국의 비주류 사회에 어필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민주당은 바이든-해리스의 재선을 위해 지금까지 2억4000만달러를 지출했는데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 경우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부로 선출되지 못할 경우 방든 선거 캠페인이 그동안 확보했던 기부금을 물려받는 시나리오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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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사진=AFP/연합)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의 본선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난 4년간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능력도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TV 토론 이후 실시된 11차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교체 후보로 나서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있는 대선 판도를 바꾸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직후 CNN과 통화에서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승리를 장담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둘러싼 지지세력이 분열된 상황 또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해리스 부통령과 경쟁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은 모두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했다.


반면 출마 여부가 주목받는 인사 중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민주당을 이끄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당내 경선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의식한듯 해리스 부통령 지지와 관련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경선을 통해 새 후보를 선출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하지 않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최고의 애국자"라 칭하면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하차 결심을 하도록 당 중진들을 움직여 압박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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