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상원의원에서 최고령 대통령…‘나이의 벽’ 못 넘어 포기한 바이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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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의 꿈을 포기하면서 50년이 넘는 정치 인생이 마무리됐다. 29세의 나이에 최연소로 연방 상원에 입성하면서 '나이'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번 11월 대선에서 '나이'가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미 정치가로서 굴곡의 연속을 반복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나이의 한계를 넘지 못해 스스로 재선 가도에서 물러났다.




1942년 11월생으로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자동차 영업사원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4남매 중 첫째로 '흙수저' 출신이다. 본인 스스로 넉넉하지 않은 집안 환경에서 시작(Humble Beginnings)했다고 했다.


델라웨어대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복수 전공했고 이후 시러큐스대 로스쿨에 진학해 졸업한 뒤 변호사가 됐다. 이후 1970년 델라웨어주 뉴캐슬 카운티 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고, 1972년(29세)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당선되며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미 역사상 5번째로 젊은 나이에 당선됐지만 현대 정치사에선 최연소 기록이었다.



Election 2024 Biden Legacy

▲1972년 당시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조 바이든(사진=AP/연합)

그러나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한 달만인 1972년 12월 교통사고로 아내와 13개월된 딸이 사망했다. 당시 차에 함께 타고 있었던 차남 헌터는 불과 3세의 나이에 이 사고로 목숨을 건졌지만 두개골 골절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충격으로 의원직 사임까지 고려했다. 그러나 주변의 만류로 위기를 넘기고 이듬해 아들들이 입원한 병실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이런 역경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6선을 기록하며 36년간 상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영어 교사였던 현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는 1977년 재혼해 딸을 얻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87년과 2008년 두 차례 대통령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2008년 대선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돼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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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대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러닝메이트였던 조 바이든 부통령 후보(사진=AP/연합)

그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출마를 준비했지만 장남 보 바이든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슬픔에 빠져 출마의 뜻을 접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대통령에 도전한 지 3번 만인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마침내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됐다. 취임 당시 78세로 이미 미 역사상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란 기록을 남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 새로운 악재에 직면했다. 하지만 2022년 11월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대승을 거둘 것이란 전망을 뒤엎고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수성에 성공하는 등 선전하자 그 기세를 업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아울러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재도전에 나선 것도 바이든 대통령으로서 재선 도전에 의지를 내게 한 요인으로도 분석된다.


그는 올해 1월 시작된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이렇다 할 경쟁자 없이 진행돼 압도적 지지로 절대 다수의 대의원을 확보하며 무난히 재선 도전으로 향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 그는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한 채 자주 넘어지는가 하면, 말실수가 잦아지면서 건강과 인지력 저하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 후보 TV토론 맞대결에서 처참하게 무너지자 불안한 눈길로 지켜보던 지지자들의 우려가 한꺼번에 폭발했고, 당안팎의 여론이 급격하게 '사퇴 불가피론'으로 몰렸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당내 사퇴 요구가 주춤해지는 듯했지만, 대선 완주 시 공화당에 참패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지금껏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도전을 지지했던 민주당 지도부까지 자진 사퇴를 권유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11월 대선을 불과 100여 일 앞두고 재선의 꿈을 포기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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