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산 기간 이어지자 불안 고조…은행도 先정산대출 잠점중단
모회사 큐텐, 뚜렷한 대책 없자 구매자들 위메프 몰려가 환불 요구
성수기 여행사 직격탄…하나·모두·교원 최대 100억씩 ‘1천억이상’
정부, 관계부처 긴급회의·공정위 조사관 현장점검 피해대책 강구
이커머스기업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직접 피해자인 여행사·호텔 등 판매자뿐 아니라 상품 구매자, 신용카드사 및 은행권으로 피해 불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피해 규모와 범위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도 25일 관계부처·기관 합동 긴급회의와 함께 긴급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피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티몬·위메프의 모회사인 큐텐그룹은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정산 지연 피해를 입은 입접업체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기사 2, 9면>
티몬·위메프 “문제 해결 최선" 원론적 입장만…추가 대책 없어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는 지난 23일 “정산 대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빠르게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 도입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정산지연 피해와 관련된 별도의 추가 세부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티몬 관계자는 “일단 판매자들과 고객에게 불편 끼쳐드린점 최대한 빠르게 해결할수 있게 노력하는게 급선무"라며 “셀러 정산과 고객 환불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나타냈다.
위메프 입점 셀러 500여명은 정산 예정일인 지난 7일 회사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위메프 측은 “일시적 전사 시스템 오류 때문"이라고 일축했지만 최근 티몬에서도 정산 지연사태가 벌어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최근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이는 해당 플랫폼에서의 정산이 미뤄진 데 따른 것이다.
여행업계는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여행사업계는 정산 지연 피해금액을 △하나투어 80억~100억 원 △모두투어 75억~100억 원 △교원투어 60억~100억 원 △노랑풍선 32억~60억 원 △야놀자 30억 원 △참좋은여행사 20억 원 △인터파크트리플 10억원 미만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현대홈쇼핑, GS리테일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일찍히 티몬과 위메프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이커머스업체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커머스업계의 안정성 및 신뢰도가 많이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한다"는 업계 전반의 분위기를 전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 “구영배 큐텐 대표, 곧 입장 발표" 언급
소비자들이 입은 피해도 상당하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권과 여행상품 등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환불 안내를 받았으나, 구매대금 역시 제대로 돈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이날 위메프 본사 앞엔 위메프 뿐만 아니라 티몬 고객들로도 붐볐다.
경기도 사는 30대 여성 양모씨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티몬에서 항공권과 여행상품을 200만원어치 결제했는데 갑자기 취소됐다고 연락이 왔다"며 “불안한 마음에 위메프 본사를 직접 찾아가 돈을 받았다"고 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이날 본사 1층에서 자정부터 동틀 녘까지 현장 고객의 항의를 직접 대응하며 자리를 지켰다. 류 대표는 구영배 큐텐 대표가 곧 직접 입장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티몬·위메프 사태의 불똥은 국내 주요 은행권으로 튀었다. 주요 은행들은 이미 티몬·위메프에 선(先)정산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은행도 추후 티몬·위메프로부터 정산금을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공정위 “소비자원에 전담대응팀 설치, 집단분쟁조정 준비"
이처럼 티몬·위메프발(發) 시장 피해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도 사태의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피해 구제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지시에 따라 관계부처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티몬과 위메프의 대금 정산 지연 문제와 관련해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산 지연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티몬·위메프 관련 소비자 상담은 23일 254건, 24일 1300건으로 급증했다.
공정위는 조속한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 소비자원에 전담 대응팀을 설치해 집단 분쟁조정 준비에 착수하는 한편, 이날 오후 위메프·티몬에 각각 조사관 5명씩 투입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