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전기차 안탈래”…내연기관차로 돌아가는 차주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6 14:37
FILE PHOTO: A charging handle recharges a Volkswagen ID.4 electric vehicle parked at an EV charging station in Baltimore

▲충전 중인 전기차(사진=로이터/연합)

수요 둔화에 직면한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이 여전히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를 외면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 시장의 쾌속 성장을 이끌었던 얼리어답터들 사이에 불만이 커지면서 내연기관차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를 소유하는 소비자 중 46%는 내연기관차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 중국, 노르웨이 등 전기차가 보급된 주요 국가에서도 이같이 답한 소비자들의 비중은 29%에 달했다.


또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조사결과에선 전기차를 소유하지 않은 미국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지난해 43%에서 올해 35%로 급감했다. 또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년새 41%에서 48%에서 올랐다.



아울러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에드먼즈에 따르면 올 2분기 새로운 내연기관차를 구입하기 위해 기존에 소유했던 전기차를 보상판매했던 비중이 39.4%로 집계됐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악화되면서 중고 전기차 가격은 급감하는 추세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에서 중고 전기차 평균 가격은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내연기관차보다 25% 가량 높았지만 지난 5월에는 8%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시장에서 형성된 '전기차 프리미엄'이 아예 사라진 셈이다.




일례로 지난해 5월 중고 테슬라 모델3 전기차는 BMW 3 시리즈보다 2635달러 더 비쌌지만 올해 5월의 경우 모델3가 4800달러 더 저렴해졌다고 CNBC는 전했다.


에드먼즈의 이반 드루리 이사는 “(소비자가) 등을 돌리는 순간 다시 돌아오는 것은 훨씬 어려워진다"며 전기차에 대해 “부정적인 경험을 겪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외면하는 배경에는 충전시설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맥킨지 조사에서 내연기관차로 돌아가겠다고 대답한 소비자 중 35%는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로 충전시설 부족을 꼽았고 21%는 주행거리 불안을 지목했다.


이와 관련, 드루리는 “소비자들이 그동안 제기해왔던 현실적인 우려사항들이 마침내 가시화되고 있다"며 “이는 전기차 전환이 정체되고 있는 점,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안사겠다는 인식이 나오는 점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발전 등을 통해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남아있는 점도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외면하는 또다른 이유로 거론됐다. 맥킨지 조사 결과, 내연기관차로 돌아가겠다고 답한 소비자 중 34%는 전기차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드루리는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명확하게 엇갈린다고 전했다. 전기차가 주요 이동수단인 차주들이 느끼는 불만이 더 많아 내연기관차로 돌아갈 경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반면 소유 차량이 많은 고소득자 사이에선 전기차에 대한 만족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대중화될 것이란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를 실제로 운전해본 사람이 많을 수록 판매량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최근 CNBC에 말했다.


드루리는 “전기차 수요 둔화는 결코 중단을 뜻하는 게 아니어서 전기차 채택률은 결국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우려에도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모두 알고있다"고 낙관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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