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우리나라는 2010년대 들어 경제성장률이 3%대로 하락한 이후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한 재정확대 정책이 끝나자 다시 2%대로 내려 앉았다. 물가상승으로 민간소비도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며, 5년째 연속으로 소비자지수가 100 이하에서 밑돌고 있다. 경제침체와 함께 청년 실업률의 증가, 처분가능 소득의 감소는 서민들의 실질 구매력과 평균 소비성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성을 따지는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로 인해 감소하는 총인구수는 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유통산업의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소비행태의 변화도 유통산업 구조개편을 촉진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대형마트에 대한 선호가 감소하고 개별화된 라이프스타일과 편의추구 트렌드에 대응하는 업태에 대한 선호가 상승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확산과 이용률 증가는 소비패턴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거의 대부분의 연령층이 모바일에 연결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쇼핑 플랫폼이 등장·진화하고 있으며 유통 시장의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 활성화는 간편결제에 대한 수요 확대로 연결되었으며, 간편결제 시스템 확보 여부는 고객유지의 핵심적인 자산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의 간편결제 시스템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영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도소매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GDP 증가율을 선행하기에 유통산업은 국가경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주요국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는 유통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작아서 산업비중이 확대될 여지가 많이 있다. 비록 우리나라 유통산업(도소매업) 사업체 수는 약 152만개로 전체 산업 중 가장 많으며(25%), 종사자는 252만명 수준으로 제조업 다음으로 많아서(17%), 고용창출 등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산업이나 개별 사업체의 규모는 매우 영세하다. 이렇듯이 고용창출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 산출의 증가가 저조하여 생산성이 낮으며, 사업체당 인구가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아 영세성, 과당경쟁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부가가치 산출 및 생산성 증대가 유통산업의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유통산업 총매출은 86조원으로 매출규모 순으로는 대형마트가 28조원으로 1위, 온라인 쇼핑이 22조원으로 2위, 슈퍼마켓이12조원 3위의 순이다. 그러나, 코비드19 기간동안 촉발된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식품유통의 급성장으로 인해 대형마트 식품매출은 조만간 온라인 쇼핑에게 추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은 전통적인 식품유통 채널로서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식품 매출을 크게 잠식하였으며, 이들 전통 채널은 1인가구 증가와 소비자의 편의추구 트렌드로 성장하는 편의점 산업과 온라인 쇼핑의 보편화로 인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온라인 커머스 분야는 4차 산업혁명 및 다양한 디지털 혁신과 더불어 급속한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으며 큐레이션 고도화, 컨텐츠 활용, 브랜드 인수, PB출시 등을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을 등장시키고 있어 우리나라 유통산업의 미래 구조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국경, 시간, 지역 등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해외직접판매가 새로운 영업기회로 인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직구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직구시장의 급성장은 최근 국내에도 알테쉬, 즉 알리, 테무, 쉬인의 국내 시장 진출로도 확인할 수 있다. 향후에도 온라인 커머스약진은 계속 되며, 온라인 직구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배경 하에 우리나라 유통산업의 앞날을 예측해 보자면 대형마트의 성장세는 크게 둔화되는 반면, 편의점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며, 온라인 유통시장의 범위와 규모는 더욱 커지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