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공직자 사망 1년, 하남시장 그동안 뭐했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9 20:51

하남=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최훈종 하남시의회 의원이 지난 26일 열린 제33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악성민원 대응 관련 집행부 태만을 질타하며 공직자 추가 피해발생을 막기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5분 자유발언에서 최훈종 의원은 “오는 9월15일은 하남시 공직자였던 고(故) 이상훈 팀장의 작고 1주기"라며 “당시 그는 미사2동 행정민원팀장으로서 특정단체와 의견 조율에 압박감을 느끼며 사건 관계자 강요와 위계, 또는 협박에 의해 희생당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망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하남경찰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인사혁신처 순직 심의는 보류 중인 상황에서, 아무 대책 없이 손 놓고 있는 하남시 무책임한 태도를 강력히 질타했다.



또한 “사건 직후 사건 관계자 직위해제와 직원들과 즉각적인 분리를 촉구했으나 여전히 관계자는 유관단체장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남시는 고인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순직 인정 절차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대응했어야 하나 지지부진한 경찰 조사 핑계만 대며 수수방관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 지자체 공무원 사망이 벌써 수십 건에 달하는 가운데 하남시 개발제한구역 단속업무 공무원이 현장에서 민원인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추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울러 “하남시는 7월26일까지 시청 누리집 익명화를 완료했는데, 이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가장 꼴찌"라며 집행부 늦장 대응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훈종 의원은 “이현재 하남시장은 '살기 좋은 도시 1위 하남'을 만들겠다는 맹목적인 순위에 눈멀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공직자를 등한시하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눈 가리고 아웅 식 임시방편, 말에서 끝나는 보여주기 식 해결책'이 아니라 체계적인 악성민원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라"며 “악성 민원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정당한 민원에 수준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훈종 하남시의회 의원 5분 자유발언

▲최훈종 하남시의회 의원 5분 자유발언. 제공=하남시

다음은 최훈종 의원이 발표한 5분 지유발언 전문이다.


저는 오늘 허술한 보호망 속에서 희생되는 공무원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피해방지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는 9월15일은 하남시 공직자였던 고(故) 이상훈 팀장의 작고 1주기입니다. 미사2동 행정민원팀 업무총괄 및 단체관리를 맡아온 고 이상훈 팀장은 업무와 관련해 특정 단체와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고, 유족 측은 생전 고인이 협박과 강요 등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자를 상대로 강요와 위계, 또는 협박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했습니다.


갑질 의혹 사실조사를 위해 꾸려진 진상조사단은 고 이상훈 팀장이 민원해결 과정에서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란 관련자 진술을 공개했고, 고인 사망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은 우울증이 아닌 외부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하남경찰서는 아직도 사고 조사를 완료하지 않았습니다. 인사혁신처 역시 순직 심의 절차를 보류 중입니다. 공무원 재해보상법상 고 이상훈 팀장 재해가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제325회 임시회에서 본 의원은 악성민원으로 인한 더 이상 공무원 피해를 막기 위해 5분 자유발언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고 이상훈 팀장님 사건에 대한 명백한 진실 규명과 악성민원-직장내괴롭힘으로부터 공무원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저는 '외압 의혹'이 제기된 이상 경찰 조사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사건 관계자 직위 해제와 직원들과 즉각적인 분리를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그로부터 10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고 이상훈 팀장님의 순직 심사가 여전히 보류 중입니다.


그의 희생은 마지막 순간까지 본인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극한의 상황을 버티다 맞이한 숭고한 죽음이자 엄연한 순직입니다. 하루속히 진실이 밝혀지고 고인에게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하남시는 그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그의 사망이 마땅한 순직임을 인정받도록 앞장서 증명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남시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습니까? 사건 관계자의 분리 조치는커녕 여전히 유관단체장 직위를 유지하게 한 채 '시간이 지나면 잊히겠지' 하며 수수방관 손을 놓고 있지는 않습니까?


여전히 어떤 결론조차 나지 않은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핑계만 대고 있지는 않습니까? 공직자 희생에도 시종일관 안일한 태도로 대처하는 하남시 태만과 무책임함에 통탄을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과중한 업무, 항의성 집단민원 등 직장 내 괴롭힘과 악성민원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며 잇달아 사망하며 공무원 사회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양주, 남양주, 의정부시 등 공무원 3명이 잇달아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며 전국 지자체 공무원 사망은 벌써 수십 건에 이릅니다. 심지어 지난 15일, 개발제한구역 단속업무를 수행 중인 하남시 공무원이 현장에서 민원인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하남시는 26일 오늘 팀장급 미만 공무원 대상으로 홈페이지 익명화를 완료한다고 했습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가장 마지막입니다. 쉽게 말해, 일명 '꼴찌'입니다. 그 어떤 시군보다도 발 빠르게 직원 보호에 앞장서야 했음에도 왜 항상 공무원 처우에 있어서는 미온적 태도로 늦장 대처하는지 본 의원은 알 수 없습니다.


7월 민선8기 2주년 월례회의에서 이현재 하남시장님께서 익명화와 함께 약속하신 체계적이고 촘촘한 악성민원 대응 시스템 구축을 그 어떤 지자체보다 서둘러 확충해주십시오. 연이은 공무원 희생으로 눈 가리고 아웅 식 임시방편으로, 말에서 끝나는 보여주기 식 해결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수많은 공직자들의 희생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남시장님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남시를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만들겠다." 눈에 보이는 순위에 눈멀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우리 공직자들을 등한시하지 말아주십시오.


하루 빨리 구체적 방안,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고 시행해 직원들 고충을 덜며 공직자의 탄탄하고 든든한 울타리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이로써 악성민원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방지하고, 정당한 민원에는 보다 나은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건강하고 안전한 행정환경이 조성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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