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때론 위압적이고 때론 허술한 당국의 ‘티메프’ 사태 대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30 14:23

박경현 금융부 기자

박경현 금융부 기자.

▲박경현 금융부 기자.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취소환불 사태가 금융권과 소상공인 도산 위협으로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진화에 나선 당국이 가장 먼저 취한 방책은 카드사를 불러 모아 소비자의 결제취소 지원에 나서달란 당부였다. 티몬·위메프의 직접 계약자인 PG사가 취소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빠른 소비자 민원 해소를 위한 처사로 해석된다. 카드사들은 당국의 부름 이후 일제히 취소지원에 들어갔다.


다음은 PG사 압박이었다. 카드결제 취소에 모든 부담이 PG사로 향하게 되는 상황에 “언제 돌려받을지 알 수 없는 취소대금을 떠안을수는 없다"고 외치는 업계에 대해 “여전법 위반이다"고 통보했다.



또한 당국은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과 판매자들을 위해 최소 5600억원의 유동성을 즉시 투입하는 방식도 마련했다. 유동성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국가재원을 활용한다.


이같은 대처들로 우선 급한 불이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카드사에 쇄도 중인 수만건의 취소 문의도 시간이 지나면 일단락 될 전망이며 결제대금이 큰 여행업계와의 협의, 피해가 예상되는 셀러들에 대한 대처 방안도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처 방식에 대해선 여러 물음표가 따르고 있다. 당초 PG사의 동의 없이 할부철회권과 항변권 행사 방식을 카드사와 소비자에 독촉한건 기존 합의에 의해 지켜오던 금융시스템에 당국이 개입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피해 규모에 대한 정확한 구제 방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PG업계가 우선 부담을 떠안도록 한 처사 역시 여전히 업계로부터 합리적이지 않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재원 마련을 두고선 한 기업의 부도를 왜 국민 혈세로 갚아주냔 의문이 대중들로부터 쏟아지는 실정이다.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하락이 만연해지는 보이지 않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후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규나 제도 개선이 추가되겠지만, 초장에 이커머스 업체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책임은 겸허히 대면하지 않는단 비판도 흘러나온다.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와 보상 방안 또한 규명되지 않고 있어 지금까지 파생된 피해와 우선 떠안은 부담을 최종적으로 누가 어떻게 지느냐도 확실치가 않다. 미정산금 규모가 1조원에 달할 수 있단 관측이 제시됨과 함께 관련 업계의 고통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진화방법이 전 국민에게 공감받고 나아가 관리감독상 허술함이 지적받지 않도록 보다 세밀하고 책임있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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