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대폭락에 신난 트럼프?...해리스 지지율 공략 ‘단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06 08: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증시가 큰 폭 하락한 것과 관련해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 공세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좀처럼 잡히지 않았던 뚜렷한 프레임이 기록적 대폭락이라는 이슈를 타고 부각되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전 증시가 개장과 함께 급락한 뒤 SNS를 통한 선전전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식시장이 붕괴하고, 고용 숫자는 끔찍하며, 우리는 3차 세계대전을 향해 가는데 역사상 가장 무능한 지도자 두 명을 갖고 있다"며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증시 급락으로 경제 비관론이 고조되면 그간 공화당으로부터 고물가 책임론을 방어하던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장은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를 통째로 파괴한 극좌 미치광이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 진영을 거듭 비난했다.


아울러 “유권자들은 선택할 수 있다"며 “트럼프의 번영이냐, 카멀라의 붕괴(crash)와 2024년 대공황이냐“라고 프레임을 잡았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도 엑스(X)에서 "세계에 실질적 경제 재앙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간 제공한 것과 같은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공격에 정치매체 더힐은 그간 경제를 자신에게 유리한 의제로 여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이번 증시 급락을 기회로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측이 바이든 정부 실정으로 경제가 나빠졌고 해리스 부통령도 책임이 있다는 메시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 SNS 글이 경제 메시지와 경제 상태가 11월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NYT는 미국 유권자들은 그간 여론조사에서 경제와 물가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지속해서 지목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 상태를 전혀 다르게 묘사해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가 파국 직전이며 그 책임이 해리스 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주장은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이나 일자리 통계를 고려하면 미국 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다수 경제학자 평가와 배치된다.


그러나 유권자 다수는 여론조사에서 경기가 침체했다고 답하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적 평가에 일정 동의하는 분위기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그간 유세에서 '중산층 강화'를 약속하며 긍정적 경제 비전을 제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텍사스주 휴스턴 유세에서 "우리는 미국 경제를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게 유지하는 미래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고, 집을 소유하며, 세대 간 부를 축적할 기회를 가지는 미래“라고 말했다.


NYT는 주식시장 장기 침체나 긍정적 경제 지표 같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선거를 앞두고 일부 유권자 경제 상황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역할도 주목했다.


연준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해리스 부통령에게 도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물가가 드디어 잡혔고 경제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소비자 인식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NYT는 다수 민주당 인사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준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피해를 줬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너무 미룬 탓에 경기가 경착륙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투자자들이 주식을 서둘러 던지는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반면 주가지수가 선거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관측도 있다.


공화당 여론조사원인 프랭크 런츠는 엑스에서 “주식시장은 상관이 없다"고 적었다.


그는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트럼프를 돕지 못했으며, 하락할 때 해리스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2020년 대선 때 증시는 코로나19를 극복한 경제 회복 기대와 막대한 유동성 덕분에 많이 올랐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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