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장 지각변동 조짐… 업계 희비 가른 건 ‘이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07 15:13

오리지널 콘텐츠·스포츠 중계권 성장세·이용자 이탈 막는 키

지난달 디즈니+·쿠플 이용자 ↓…티빙·웨이브·왓챠는 늘어

넷플릭스는 소폭 회복세…티빙과 MAU 격차는 지속 좁혀져

스트림플레이션에 중복 이용 지양…이용자 유치 전략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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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인덱스의 '7월 OTT 앱 월간 사용자 수' 인포그래픽.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의 이용자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국내 진출 확정 당시 기대를 모았던 디즈니플러스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리지널(자체제작) 콘텐츠와 스포츠 중계권이 이들의 희비를 엇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49만명으로 전월(252만명)보다 1.1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쿠팡플레이의 MAU는 611만명으로 전월(663만명) 대비 8% 감소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달 MAU 1111만명으로 전월(1096만명)보다 소폭 증가하며 국내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티빙과의 MAU 격차는 지난 4월 약 423만명에서 5월 387만명, 6월 356만명, 7월 355만명으로 계속 좁혀지고 있다. 티빙의 MAU는 지난 4월 706만명, 5월 731만명, 6월 740만명, 7월 756만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들의 공통점은 올해 이용자들의 흥행을 이끈 '킬러 콘텐츠'가 다소 부족했다는 것이다. 최근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 심화로 소비자들이 중복 가입을 지양하는 풍조가 생겼는데, 만족하는 콘텐츠가 없을 경우 구독을 끊는다는 것이다.


실제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는 올들어 킬러 콘텐츠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특히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무빙' 이후 히트작을 내지 못하며 구독자 이탈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지배종 △삼식이 삼촌 △화인가 스캔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다수 선보였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넷플릭스는 시즌제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흥미가 떨어진 점이 MAU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시즌제 콘텐츠는 기존 인기작의 후속격으로, 탄탄한 시청자 기반을 토대로 흥행을 이끌 수 있다. 다만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이탈 가능성도 크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드라마 부문에서 지난해 '소년시대' 이후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지난 3월 공개한 '하이드' 또한 JTBC 동시 방영이라는 점 때문에 시청률은 다소 저조한 편이었다.




반면 토종 OTT인 웨이브와 왓챠의 약진도 눈에 띈다. 웨이브의 지난달 MAU는 439만명으로 전월(446만명) 보다 약 1.59%, 왓챠는 57만명으로 전월(55만명) 대비 약 3.64%가량 늘었다. 이들은 스포츠 중계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로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티빙은 올 초 한국 프로야구(KBO)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야구팬을 고정 이용자로 안착시킨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감사합니다'와 예능 '서진이네2' 등이 호평을 얻으면서 '락인 효과'가 발생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웨이브는 파리 올림픽 독점 중계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 결정전이 열렸던 지난 5일 웨이브 라이브 동시접속자 수는 올림픽 이전 평시(6월 최고수치) 대비 8.2배에 달했다. 예능 '연애남매', '나만 없어, 카라'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의 이용자 유치 경쟁은 하반기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선보인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며, 넷플릭스는 최근 '예능 페스티벌'에서 기존 오리지널 영화 및 드라마 외에도 내년까지 총 9개의 예능 라인업을 공개하는 등 콘텐츠 노선 확장을 꾀하는 모습이다. 쿠팡플레이는 해외 축구 경기와 F1 네덜란드 그랑프리 생중계를 통해 이용자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스포츠 중계권으로 모인 이용자의 이탈을 막는 전략이 중요해진 분위기"라며 “최대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향으로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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