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탄소중립시대에도 천연가스전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07 10:58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파리 올림픽으로 지구촌 전체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과 폭우로 인류의 터전인 지구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그 주된 원인은 지나친 화석연료 사용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에너지전환과 탄소감축 정책이 실행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탄소중립 정책으로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의 전력화, 탄소포집 및 저장 활용(CCUS), 수소에너지 등이 있다. 한국의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도 2050년까지 에너지의 전력화 비율을 현재의 2배 이상인 45%로 늘리고 에너지원의 7% 수준인 재생에너지 비율을 36%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실천하려는 의지뿐만 아니라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2050년까지 남은 30년간 어떻게 탄소중립 목표와 에너지 전환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달성할 수 있을까?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원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의 에너지원 공급 현실을 고려하면 특단의 조치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미래 탄소중립의 한 축인 수소에너지도 현재는 94% 이상의 대부분을 천연가스를 비롯한 화석연료에 기반하여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탄소중립 완성시기로 선언한 2050년의 전 세계 수소 생산의 50% 정도는 그린수소로, 50%는 천연가스 주축의 화석연료 기반의 블루수소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천연가스가 LNG 형태로 100% 해외에 의존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수소 생산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즉, 미국은 가스 가격이 MMBTU 당 3불에 불과한데 한국은 10불이 넘고 있으니 천연가스 기반의 수소의 생산 단가도 비쌀 수밖에 없다. 설령 탄소중립 정책이 계획대로 완벽히 실행되어 수소 사회가 되더라도 한국의 수소 공급은 대부분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수소의 도입 및 저장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탄소중립시대가 되더라도 에너지로 인한 국가의 어려움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이산화탄소 저감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탄소중립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제도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지하 대수층이나 생산이 종료된 폐가스전에 저장하는 경우, 톤당 85달러의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도 실행 중이다.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석유회수증진을 위해 활용하여 유가스전에 주입하여 격리시키는 경우에도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여전히 산유국이 탄소중립 시대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에너지 생산 회사들이 현실적인 탄소중립 기술로 눈여겨보고 있는 것이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과 수소생산 기술인 것 같다. 그리고 그 핵심을 탄화수소 기반의 수소생산과 CCS를 연계하는 청정수소생산기술로 판단하고 있고 그 중심에 있는 에너지원이 천연가스이다. 국제협력이 필수적인 탄소중립 목표달성이 늦어지거나 중국과 인도, 미국이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인구가 많고 국가 경제가 확장기에 있는 중국과 인도의 탄소 방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서는 한국은 좀 더 현실성 있는 국가 에너지안보를 고려한 탄소중립 정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전 세계 75억 인구 중 80%를 차지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일 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북미의 1/4 수준에 해당된다는 사실이 미래의 세계 에너지 수요 예측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석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60% 수준인 천연가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가스전은 개발 생산시 최종 회수율이 높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활용하기 용이하다. 그것이 가스생산을 끝낸 한국의 동해가스전도 이산화탄소 저장지로 활용하려고 추진중에 있는 이유이다. 탄소중립 정책이 시간표대로 제대로 수행되더라도 석유가스이 역할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며 특히, 천연가스의 역할은 수소에너지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CCS 기술과 연계되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만약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우리의 청사진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늦어진다면 천연가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시대에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 할 천연가스, 수소, CCS 분야를 연계한 적극적인 정책이 장기적으로 추진되면 에너지 신산업화 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대륙붕의 지속적인 탐사와 개발은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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