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해리스 편?...머스크 “엿 먹어” 트럼프 측 “자기 일이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14 02:21
미국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연합뉴스

▲미국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온라인 대담을 앞두고 유럽연합(EU)이 '태클'을 걸었다.




EU는 머스크 CEO 측에 가짜뉴스 등에 대한 '경고서한'을 보냈는데, 이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12일(현지시간) SNS 엑스(X)를 통해 엑스 소유주인 머스크 CEO에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글에는 디지털서비스법(DSA)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 전문도 함께 게시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서한에서 “최근 영국에서 벌어진 사건과 EU 이용자도 볼 수 있는 당신과 미 대선 후보 간 생중계 대담과 관련해 쓰는 편지"라고 소개했다.




그는 “당신에게 (엑스가) DSA에서 제시된 주의 의무사항(due diligence obligations)이 있음을 상기시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표현 및 정보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편 생중계를 포함한 관련 이벤트와 관련이 있는 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확산 방지 조처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는 증오와 무질서, 폭력 선동, 특정 가짜정보를 조장하는 콘텐츠 확산으로 초래된 대중의 불안과 관련한 최근 사례를 고려할 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또 “EU 내 엑스 불법 콘텐츠에 의한 부정적 효과는 진행 중인 (DSA 조사) 절차와 엑스 EU법 준수 여부에 대한 전체적 평가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행위는 지난달 엑스가 가짜뉴스·유해콘텐츠 확산 방지를 위한 DSA 규정을 위반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추가 조사중이다.


위반 확정시 전세계 매출 6%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 서한은 머스크 CEO와 트럼프 전 대통령 대담이 엑스를 통해 생중계되기 수 시간 전 공개됐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가짜뉴스 확산'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란 해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머스크 CEO는 자신의 장기인 조롱과 유머로 응수했다.


머스크 CEO는 브르통 집행위원 게시물을 공유한 뒤 영화 '트로픽 썬더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은 “크게 한 발짝 물러서서 엿이나 먹어라"라는 배우 영어 대사가 적혀있었다.


머스크 CEO는 “솔직히 이 트로픽 썬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응수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무례하고 무책임한 짓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도 비꼬았다.


린다 야카리노 엑스 CEO 역시 브르통 위원 서한에 “유럽에서 적용되는 법을 미국 내 정치 활동으로 확장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인들이 대화를 듣고 스스로 결론을 내릴 능력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유럽인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는 EU가 “언론 자유의 적"이라며 “미 대선에 개입하지 말고 자기 일이나 신경 써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또 EU가 무역 정책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복귀를 막으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미국을 최우선으로 하는 관세를 적용하고 무역 합의를 재협상할 것이라. 미국에 더 바가지를 씌울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EU는 '특정 이벤트'를 겨냥한 건 아니었다면서 하루 만에 수위를 조절했다.


아리아나 포데스타 EU 집행위 수석 부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DSA는 개별 콘텐츠에 대응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므로 특정 인터뷰(대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브르통) 집행위원은 준수해야 하는 DSA의 전체적 틀을 상기시킨 것"라고 해명했다.


그는 “서한이 미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도 서한 발송 시점과 내용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나 집행위원단 전체와 사전조율 된 것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엑스는 머스크 CEO에 인수된 이래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유포되는 주요 경로 중 하나가 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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