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 “암 치료비 급여정책 개선, 노인암 전문가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19 17:20

■ 학회 창립 50주년 인터뷰

암환자 장기생존 높아…정부·의료계 '암 정복' 힘모아야

위암·간암·폐암 전문학회, 美·日·中학회와 다각적 교류

“치료율 높지만 사망자 수 많아…치료비 급여 변화 필요"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 사진=연세암병원

“갑상선 암을 비롯한 몇 가지 암과 대부분의 초기암들은 응급이 아니며 진행성 암도 완치가 가능하고, 4기 재발·전이암이라도 장기 생존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이러한 차이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암에 휘둘리는 삶에서 벗어나도록 의료계와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한암학회를 지난 6월부터 이끌고 있는 라선영 이사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58)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아 생존율뿐 아니라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대학암학회가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한암학회 50년 사상 여성의학자로는 처음으로 이사장 취임이라는 이정표를 세워 주목받고 있는 라 이사장의 임기는 지난 6월 21일부터 오는 2026년 6월 26일까지다.


창립 반백년을 기념해 지난 6월 기념학술대회 등 행사를 치른 대한암학회는 아시아암학회를 통합한 AOS(Asian Oncology Society)의 주도 기관이다.




내년 AOS학회 한국 유치와 함께 아시아의 암 진료와 연구 및 교육을 이끌고 있다. 또한 JSCO(일본임상종양학회), CACA(중국암학회), FACO(한중일 암연구체) 등과의 활동을 통해 아시아의 선도 기관으로 탄탄한 위상을 굳혔다. 세계적으로는 AACR(미국 암연구학회)와 긴밀한 교류가 이뤄져서 매년 AACR-KCA 공동심포지엄을 연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유럽종양학회(ESMO) 등과도 교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암 정복'의 희망봉을 돌긴 했지만 아직도 '암과의 전쟁'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라 이사장은 위암학회, 간암학회, 폐암학회 등등 전문 암학회들과 더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이 지난 6월 학회 50주년 기념 학술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암학회

라 이사장은 “2016년부터 대한암학회 주도의 암관련학회 협력위원회가 시작되었고, 12∼16개 학회가 참여하여 현안을 논의하고, 공동의 안건에서의 컨센서스를 위한 의견 교환 및 결정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년 1개 세션을 마련해 학술교류도 개최하면서 그 동안 진행성 암의 치료율을 올리기 위해 항암치료에 더욱 중점을 기울여 온 대한암학회가 미래 50년은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암은 이제 만성질환이라고 할 정도로 치료율이 높다. 국가적으로 치료비 지원도 막대하다.


실제로 국내 암 치료율은 많이 높아져 5년 상대생존율(일반인과 비교한 생존율)이 70%를 넘었다. 그럼에도 암 환자가 계속 늘어나 사망자 숫자는 줄지 않고 있다. 올해 암 유병자(암을 치료 중이거나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는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암 이후의 삶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라 이사장은 “효율적인 치료비 지원, 즉 급여정책의 효율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정부에서 다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제약사와 환자가 같이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더 많은 환자들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한, 내년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에 진입한다. 노년기 암에 대해 암학회·의료계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라 이사장은 “모든 암 분야에서 노인암 전문가 확보가 필수이다. 현재 노년내과가 있어 일부 담당하고 있지만, 외과계·내과계·정신건강의학과·완화의료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노년 전문 분야가 있어야 하고, 이 가운데 암을 집중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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