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이 700억 기업 인수… LS그룹의 ‘매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21 14:44

주식 현물출자로 거래…현금 부족 해결
LS전선, 마린솔루션 매수로 주가 지지

LS마린솔루션

▲LS마린솔루션 CI

현금이 부족한 LS마린솔루션이 700억원이 넘는 LS빌드윈을 완전자회사로 품는다. 이를 두고 연초 부터 진행된 LS그룹의 정교한 M&A 실력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현금이 아니라 LS마린솔루션의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 가운데, LS마린솔루션의 최근 주가 상승 배경이 LS전선의 주식매수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LS마린솔루션, 신주 발행으로 LS빌드윈 인수



LS그룹 등에 따르면 최근 LS마린솔루션은 LS빌드윈의 지분 100%를 인수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모두 LS전선의 자회사였지만 이번거래로 LS빌드윈은 LS전선의 손자회사가 된다.


LS마린솔루션은 지분거래를 현금이 아니라 신주 발행을 통한 현물출자로 진행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상장사인 LS마린솔루션의 주가가 최근 크게 올라있는 상태라는 점이 이번 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의 주가는 올해 초부터 급격히 상승했다. 연초 8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7월들어 2만4000원선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탔다.


◇실적 악화 불구 주가 상승…LS전선 매수 영향?


문제는 주가 상승의 배경이다. LS마린솔루션은 2020년부터 3년간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시 올해 실적이 주춤하는 상황이다.


실적과 반대로 주가가 오른 것은 최대주주인 LS전선의 활발한 매수 덕분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초 LS전선의 LS마린솔루션 지분율은 45.70%였으나, 8월 초에는 59.93%까지 증가했다. 올해에만 LS전선은 29차례에 걸쳐 LS마린솔루션의 장내매수 공시를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전체 14차례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S전선의 집중적인 장내매수 덕분에 LS마린솔루션의 주가가 높게 유지되던 상황이라고 분석 중이다.


◇현물출자로 유동성 부담 해소…증자 규모 708억


LS마린솔루션은 이처럼 주가를 높게 유지하는 동안 지분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현물출자를 위해 LS전선을 대상으로 총 708억원 규모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1주당 발행가격은 지난 19일 이사회 결의일 이전 1개월을 기준으로 계산해 1만7884원으로 정했다. 연초 주가 수준을 유지했다면 어려웠을 증자다.


현금 대신 주식을 발행한 이유는 LS마린솔루션의 유동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LS마린솔루션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715억원에 불과하다. 이번 딜을 두고 총 708억원 규모로 평가받은 LS빌드윈을 인수하기에는 빠듯한 재무상태다.


◇LS전선, 188억 처분이익 기대…회계상 이점


한편 이번 딜에 앞서 LS마린솔루션의 주식 매수에 나섰던 LS전선 입장에서는 LS빌드윈의 기업가치 산정 덕분에 백억원이 넘는 규모의 회계상 처분이익도 기대된다. 그동안 LS전선은 LS빌드윈의 장부가격을 최대 500억원대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LS전선의 사업보고서 상 LS빌드윈의 장부가격은 520억원이다. 이번 지분 처분으로 188억원 가량의 재무제표상의 처분이익이 발생한다.


주식으로 받았기 때문에 현금흐름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업외이익이나 기타 수익으로 손익계산서 상에 에 반영하고, LS마린솔루션의 신주는 재무상태표에 비유동자산 항목에 들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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