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아직 안 끝났다…방심하면 2011년 블랙아웃 맞을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26 15:06

기상청 “9월 초까지 평년보다 높은 기온…태풍 산산, 서쪽 기온 높여”

혹한기 발전 위해 설비 정비 들어가, 8월 중순부터 총 3875MW 시작

2011년 대정전도 전력수요 높지 않았지만 공급능력 부족으로 발생

서울의 한 건물 에어컨 실외기들. 연합뉴스

▲서울의 한 건물 에어컨 실외기들. 연합뉴스

모기 입도 삐뚤어 진다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고 있다. 오는 9월 초까지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섭씨 31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냉방 전력수요는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시기에 여름동안 풀가동했던 발전기들이 정비에 들어가기 때문에 방심하면 지난 2011년처럼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기상청 브리핑에 따르면 9월 초까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예상 최고기온은 다음달 5일까지 31도를 보일 예정이다. 이맘때 평년 기온인 28도보다 3도 이상 높은 기온이다.


게다가 일본 규슈까지 북상한 제10호 태풍 '산산'이 북동진하면서 우리나라에 동풍을 불어 올 예정이다. 동풍은 백두대간 동쪽 기온을 낮추겠지만 서쪽 기온을 끌어 올린다. 바람이 산을 넘으면서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산산의 이동경로는 예측 변동성이 커 우리나라 날씨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발전기별 예방 정비계획

주요 발전기별 예방 정비계획

▲8월 말 시작되는 주요 발전기별 예방 정비계획(단위:MW) 자료= 전력거래소

또한 다음달 1일부터 티베트고기압이 다시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티베트고기압에서 침강하는 공기가 대기 하층에 고기압을 형성, 지금처럼 우리나라로 고온다습한 서풍이 불어 다시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다.


8월 말이면 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졌던 2023년, 2022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냉방 전력수요가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최대전력수요도 예년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전국 평균 기온은 30도를 넘으면서 14시 기준 전력수요는 8만8618MW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2번째 전력수요를 기록한 지난주 월요일인 19일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전력피크가 태양광 발전량이 떨어진 17시 이후에 기록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도 9만MW를 충분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다음달에도 전력수요가 처음으로 9만MW를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력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특히 9월에는 혹서기 동안 풀가동했던 발전기들이 혹한기를 대비하기 위해 정비에 들어가기 때문에 공급예비력이 감소하는 시기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8월 중하순부터 9월초 시기에 정비에 들어가는 발전기는 총 11기로 용량으로는 3875MW이다.


석탄발전에서는 동서발전 당진6호기(500MW), 서부발전 태안6호기(500MW), 고성그린파워 고성1호기(1040MW)가 정비에 들어가고, 원전 한빛 5호기(1000MW)도 정비에 들어간다. LNG에서는 지역난방공사 동탄2호기(378MW), 씨지앤율촌전력 율촌2호기(206MW), 중부발전 보령4호기(150MW) 등이 정비에 들어간다.


9월에는 발전기 정비와 무더위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역사적인 정전 사태도 일어난 바 있다.


지난 2011년 9월 15일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냉방 수요가 갑자기 증가했다. 하지만 원전, 석탄, LNG 등 주요 발전기들이 정비에 들어가 공급력 부족으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력거래소가 강제로 전국 순환 정전을 실시했다.


당시 최대 전력수요는 6만7000MW에 불과했지만 공급능력은 7만MW에 머물러 전력예비율이 5% 이하로 떨어졌다.


전력거래소 측은 “국민들이 전력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전력 수급을 관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원희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