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어깨 나란히...우리금융, 지주사 판도 뒤집는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29 17:02

우리투자증권 출범 이어
동양·ABL생명 ‘적정가격 인수’ 호평

은행 의존도 낮추고
IB·방카슈랑스·부수업무 시너지

동양·ABL생명 작년 합산 순이익 3700억원
‘만년 4위’ 꼬리표 떼고 지주 순위 3위 유력

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까지 완료하면서 그룹의 숙원이었던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로 그간 그룹의 약점으로 꼽혔던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해 4대 금융그룹(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순이익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게 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최근 M&A 행보는 시장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생보사, 증권사를 동시에 품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우리금융은 전날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지분 75.34%), ABL생명(100%)을 각각 1조2840억원, 265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이달 초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종합금융, 한국포스증권과의 합병으로 자본 유출을 최소화했고, 동양생명, ABL생명 역시 시장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초 시장의 두 보험사 인수가는 1조원대 후반~2조원이었다. 우리금융은 그간 보험사 인수에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자금여력이 있다고 공언했는데, 이보다도 가격을 낮추면서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도 약 8bp(1bp=0.01%포인트(p)) 수준으로 최소화했다.



생보업계 측면에서 봐도 동양생명, ABL생명 위상은 나쁘지 않다. 3월 말 기준 동양생명 자산은 32조4000억원, ABL생명 17조4000억원이다. 두 회사 단순 합산시 자산만 49조9000억원으로 생보업계 6위 규모다. 작년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 순이익이 각각 2957억원, 804억원이다.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쳐 두 생보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은행 의존도를 현 90%에서 약 80% 수준으로 낮추고,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사 간에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양생명, ABL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보험사 운용자산을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자산운용에 맡기거나, 우리은행에서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은행의 주요 대출 고객은 20~60대로, 은퇴 시점 이후 개인고객에 대한 접점이 필요한데, 이번 생보사 인수로 그룹 차원에서 고객 예금을 포함한 부수적인 업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생보사가 보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업금융(IB) 시장에 뛰어들 경우 우리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큰 그림에도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이 빠르게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함에 따라 5대 금융그룹의 순이익 판도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5대 금융지주 순이익을 보면 KB금융지주(2조7814억원), 신한금융지주(2조7470억원), 하나금융지주(2조687억원), 우리금융지주(1조7554억원), NH농협금융지주(1조7538억원) 순이다. 동양생명, ABL생명 단순 합산 순이익이 3760억원대인 점을 고려할 때 자회사 편입을 완료하면 우리금융은 하나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순이익 3위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두 생보사 순이익 규모는 우리금융 계열사인 우리카드(1120억원), 우리금융캐피탈(1280억원) 순이익보다도 많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사 자체적인 수익성과 성장성 제고는 높은 수준의 기대를 갖기 힘들다"며 “하지만 약 50조원 규모의 생명보험사 자산과 증권사, 운용사와의 시너지는 존재하며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충분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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