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할머니 안고 불길 헤쳐 3층서 뛴 30대 손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04 20:42
잔불 정리 중인 소방대원.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연합뉴스

▲잔불 정리 중인 소방대원.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연합뉴스

30대 손자가 화재를 피해 90대 할머니를 안고 밖으로 뛰어내려 대피했으나, 치료받던 할머니가 끝내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4일 오전 6시 30분께 수원시 권선구 3층짜리 상가 건물 3층에서 불이 나해당 층에 거주중이던 90대 할머니 A씨와 30대 손자 B씨가 다쳤다.


집에서 불이 나자 B씨는 할머니를 안고 안방 창문을 통해 건물에 붙은 2층 높이 패널 지붕 위로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붕 위로 떨어진 할머니는 의식 저하 상태로 구조됐으며, B씨는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치료받던 A씨는 이날 정오께 결국 숨졌다.




불이 난 건물은 1층은 상가, 2층은 교회가 자리 잡은 상가 건물이다. 3층에는 A씨 등이 사는 1세대만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불은 3층 집 내부에서 발생했다.




화재 사실을 인지한 B씨는 할머니와 함께 현관으로 탈출하려 했으나, 연기 등으로 대피가 어려워졌다.


이에 안방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패널 지붕 위로 떨어진 B씨는 우선 할머니를 지붕 위에 남겨두고 홀로 지상으로 내려와 119 신고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당시는 이미 목격자에 의해 신고가 이뤄진 후였고, A씨는 패널 지붕 위에 있다가 소방대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이웃 주민들에 의하면 최근까지 직장을 다녔던 B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할머니가 고령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거동이 힘들어지자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났을 당시에도 B씨는 할머니와 같은 방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현재 서울 영등포의 한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한편 소방 당국은 인명 피해를 우려해 오전 6시 38분께 대응 1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20여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이후 30여분만인 오전 7시 7분께 완전히 진화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현장 감식을 통해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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