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업계, 일본·중국 VIP 큰손 효과 톡톡
여행 업계, 티메프 사태 직격탄…수익성 큰폭 악화
카지노·여행주 주가, 원인은 달라도 주가 흐름은 유사
'일본 큰손 효과'로 웃고 있는 카지노 업계와 달리, 여행업계는 '티메프 사태'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주가는 나란히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국내 대표적인 외국인 카지노업체인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8월 매출은 각각 802억원, 413억원을 기록했다. 드롭액은 각각 6675억원, 3035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6.9%, 12.8% 증가한 수치다. 드롭액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 이전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는 일본과 중국 VIP 고객의 강력한 수요가 이러한 성장을 견인했다. 일본 VIP의 드롭액은 전년 동월 대비 24%, 중국 VIP는 42% 증가했다.
카지노 업체들의 성적이 상승중인 반면, 여행업계는 상황이 좋지 않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출국자 수는 거의 회복되었지만, 패키지 여행 수요 회복률은 75%에 그치고 있다.
하나투어는 8월 패키지 송출객수가 16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37.3% 증가했지만, 이는 코로나 이전 대비 78% 수준에 불과하다. 모두투어 역시 주요 지역의 송출객수 감소로 5.3%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여행업계는 '티메프 사태'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하나투어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17억원과 37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0% 감소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결과다. 티메프 사태에 따른 온라인 제휴 채널 관련 미수채권 전액 대손처리로 63억원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된 것이 원인이다.
모두투어도 비슷한 상황이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으나,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티메프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티메프 관련 6~7월분 대손 전액을 2분기 영업비용에 반영하면서 적자로 전환됐다"며 “이를 제외할 경우 약 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주가 흐름
실적과 상황은 다르지만, 주가 흐름은 유사하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월 이후 카지노 관련 종목의 주가는 7%씩 증가했고, 여행업계 주식도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주가 흐름은 산업별 상황의 차이로 해석된다. 여행업계는 악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의 주가는 연중 최고가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노랑풍선은 44%의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지노 업계 평균 하락률인 21%와 비교하면, 여행업계의 낙폭이 상당하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와 실적은 최악의 환경을 반영한 수준"이라며 “9월에는 추석 연휴 효과로 미주와 유럽 노선의 본격적인 회복세가 기대되며, 매크로 환경이 개선될 경우 패키지 수요가 다시 가파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지노 관련주의 경우 9월과 10월 중국과 일본의 휴일이 있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9월 추석과 10월 국경절 연휴가 있어 중국인 VIP의 수요가 기대된다"며 “일본은 중국처럼 장기 휴일은 없으나, 경로의 날, 추분의 날, 체육의 날 등 주말과 이어진 공휴일(모두 월요일) 덕에 카지노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