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내일 시중은행장 만난다...은행권 대출 규제 ‘분수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09 15:49

은행권, 이번주부터 유주택자 주담대 취급 본격 제한
가계부채 관리-실수요자 보호 종합대책 나올지 관심

중구난방 대출규제에...보험사 주담대 접수 증가
2금융권 풍선효과는 10월께나 확인 가능할 듯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10일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가계부채 관리 방안과 실수요자 보호 대책들을 논의한다. 은행권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중구난방식으로 대책을 쏟아내면서 자금조달에 불확실성이 커진 차주들은 은행, 보험 가리지 않고 일단 대출부터 접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이 원장과 시중은행장 간에 간담회에서는 시장의 추가적인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대략적인 방향성이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주부터 '유주택자 주담대 제한' 본격 가동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달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는 사실상 은행권에서 가동 중인 '가계부채 관리 대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원장이 지난주 개인고객, 은행 창구직원, 부동산시장 전문가 등과 만나 가계대출 관련 의견을 청취한 후 처음으로 회동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을 필두로 은행권이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계대출 대책들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라는 금융당국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실수요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잡으면서도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기능을 유지하는 만능 정책이 있다면 어느 정권이라도 즉각 실행했을 것"이라며 “차주마다 수요가 다른데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투기수요와 실수요를 분간하고, 대출 한도를 줄이는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시중은행장 간에 간담회에서는 시장의 추가적인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대략적인 방향성이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은행권은 이번주부터 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들을 본격적으로 가동 중이다. KB국민은행은 1주택자가 수도권의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한다. 다만 이사, 갈아타기 등 실수요자를 위해 '기존보유주택 처분조건부 주담대'는 대출이 가능하다. 이 경우 기존주택 매도계약서, 계약금 수령 증빙서류를 필수로 첨부해야 한다.




전국에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세대가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담대를 받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는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신용대출 최대 대출가능한도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본인 대출가능금액과 연소득에서 전 은행권 보유 신용대출을 차감한 금액 가운데 적은 금액이 대출 한도가 된다.


신한은행은 이달 10일부터 신규 구입 목적의 주담대를 무주택 세대에만 취급한다. 기존 1주택자의 처분조건부 주담대도 취급하지 않는다. 신용대출 한도는 연소득 최대 100%까지로 제한한다. 이달 13일부터는 마이너스통장 최고 한도를 5000만원으로 제한한다.




우리은행은 이날(9일)부터 주택을 한 채라도 보유하면 서울 등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한편, 실수요자를 결혼예정자, 상속, 직장변경, 자녀교육, 질병치료 등 9가지로 분류해 예외규정을 뒀다. 결혼예정자, 상속은 증빙자료를 내면 주담대, 전세자금대출을 모두 받을 수 있지만, 직장변경, 자녀교육, 질병치료 등 7가지 사유는 전세자금대출만 취급 가능하다.



“일단 서류부터 접수" 보험사로 몰리는 실수요자들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보험사에도 대출을 접수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한화생명은 이달 5일까지 4영업일만에 9월 주담대 물량이 소진됐다. 삼성생명이 기존 주택 보유자는 수도권 주담대 취급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한화생명의 주담대 접수 건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만 통상 주담대 서류 접수부터 심사, 실행까지 최소 3주~최대 2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권 주담대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는 10월, 11월께나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보험사의 주담대 잔액은 51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최근의 시장 상황을 종합해서 큰 틀의 가계대출 규제 방향을 내놓는다면 실수요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금융사마다 대출 규제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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