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집값, 전문가들도 ‘상승 vs 하락’ 팽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18 11:20

서울 집값 25주 연속 상승세
서울 외곽 지역 중심으로 매물 쌓여
집값 상승 전망 우세, 완만한 상승세 이어질 듯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연합뉴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연합뉴스

추석 이후 집값은 '상승곡선'을 이어갈까 아니면 진정 국면을 보일까?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2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쌓이면서 집값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집값 향방에 대한 가장 중요한 변수로 금리 인하 시기를 꼽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지난 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07% 오르며 9월 첫째주(0.06%)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은 0.14%에서 0.15%로 확대됐고, 지방은 -0.02%에서 -0.01%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서울 집값은 0.23% 오르며 2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둘째 주 0.32% 오르며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엔 가격급등 피로감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8월 셋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 폭이 줄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는데 9월 둘째주 들어 상승 폭을 다시 키웠다.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아파트 매물은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전날(16일) 기준 8만 1412건으로 한 달 전(7만 8515건)에 비해 2987건(3.69%)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5월 8만5595건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거래량 증가 속에 지난달 초 7만6629건까지 줄었다. 이달 들어서는 매수 심리가 위축돼 다시 8만건을 넘었다.


사진 왼쪽부터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서진형 광운대학교 법무학과 교수,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

▲사진 왼쪽부터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서진형 광운대학교 법무학과 교수,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집값 상승세의 제동이 걸린 모양새"라며 “매수인과 매도인간의 희망가격 격차로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고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서울의 경우 전 고점에 다다를 정도로 집값을 회복해 수요자들의 피로도가 상당한 상태인데 정부가 스트레스 DSR 등 대출규제를 시행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향후 집값 향배와 관련해 정부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어들면서도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급격한 상승보다는 선호입지를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서진형 광운대 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당분간 아파트 공급이 감소하고 재개발·재건축도 공사비 등 건설 단가 급등으로 지금보다 싼 가격에 공급하기 어렵다. 여기에 하반기 금리인하도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소장은 “거래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합의에 의해 결정이 되는데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 간극이 커지면서 거래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도 “매도자들이 집값을 계속해서 올리고 있기 때문에 집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은 상승세가 이어가겠지만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폭등이 재현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 중에서도 인프라가 우수한 단지 위주로만 가격 상승세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서울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안 꺾이는 게 이상한 시점이다. 특히나 서울의 경우 전고점을 회복하면서 임계점을 돌파해 매수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크게 줄었다"며 “여기에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수요자들이 완전히 돌아섰다. 9월 들어 하락조정 국면에 진입했으며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로 금리 인하를 꼽았다.


김 소장은 “가계부채와 서울집값 안정을 위해 당분간 대출규제 기조는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매도자와 매수자 간 팽팽한 균형을 깨뜨리는 변수는 아마 기준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며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0.25%포인트(p) 베이비 스텝으로 간다면 예상했던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0.5%p 빅 스텝으로 내려간다면 기대심리를 자극해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인하 시점"이라며 “인하시 시장에 즉각적으로 작용할지, 시차가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내려가면 소형 아파트와 비아파트 시장에 강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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