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에너지안보 없이 그 어떤 미래도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23 10:23

윤병효 에너지경제신문 기후에너지부 부장

윤병효 기후에너지부 부장.

▲윤병효 기후에너지부 부장.

수출입 무역 통계가 있다. 수출은 그 나라 경제 분야의 강점을 보여주고, 수입은 약점을 보여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입 실적을 살펴보면 총 수입액은 약 854조원이고, 총 수출액은 약 840조원으로 14조원의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했다.


주요 수출품목을 보면 반도체, 석유제품, 화학제품, 자동차, 배터리, 선박 등이다. 흔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들이 영위하고 있는 분야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품목은 무엇일까? 바로 에너지와 광물이다.


지난해 에너지 수입액은 약 228조원, 금속광물 수입액은 약 31조원으로 총 260조원에 달한다. 에너지와 광물 수입액은 전체 수입액의 30.4%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세계 14위의 경제대국이면서, 제조업 비중이 27.5%인 제조강국이다. 제조를 하려면 원료가 필요하다. 그것이 광물이다. 그리고 그 설비를 가동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제조강국인 우리나라의 최대 수입품목이 에너지와 광물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와 광물의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일차에너지 공급량 가운데 수입의존도는 94%였고, 올해 1~5월 수입의존도도 93.9%로 나타났다. 통계가 시작된 1990년의 88.7%보다 오히려 악화됐다.


에너지와 광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국제가격 움직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는 그나마 국제가격이 안정세를 보였기에 망정이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을 보면 에너지 수입액 290조원, 금속광물 수입액 36조원으로 총 326조원을 기록해 전체 수입액 972조원의 33.5%를 차지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가장 취약점이 에너지와 광물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석유의 70%, 가스의 40%를 중동지역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중동이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로 시작된 전쟁은 현재 이스라엘 대 범 이슬람 시아파로 확산되고 있다. 전쟁 양태는 아직 폭격 형태로 간간이 벌어지고 있지만, 얼마든지 전면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


그렇게 될 시에는 국제 에너지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물론 수급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기름값, 가스요금, 전기요금, 난방비 등 각종 에너지 비용은 지금보다 2~3배는 뛸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최소한의 설비만 가동하고 비축해 놓은 물량으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


포항 앞바다에서 발견된 석유, 가스를 개발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탐사자원량은 약 35억~140억배럴로 적지않다. 대왕고래는 우리나라의 가장 취약점인 에너지안보의 구세주가 될 수 있다.


시추 1기당 약 1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실제로 유가스가 발견될 확률은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성공 시 우리가 얻는 효과는 투입비용의 100배는 넘을 것이다. 매장물량뿐만 아니라 다 쓴 빈 공간을 탄소저장고로도 쓸 수 있다.


현재 한국석유공사가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시추를 준비 중이다. 부디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 모두의 응원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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