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미미하네”…코리아 밸류업 지수 등장에도 증시는 잠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25 16:05

코스피, 밸류업 지수 발표에도 1.34%↓
삼성전자·신한지주도 1.58%·5.14%↓
지수만으론 증시 회복을 이끌긴 어려울 듯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야심차게 내놓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됐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야심차게 내놓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됐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픽사베이.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야심차게 내놓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됐지만 시장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밸류업 지수에 국내 대표적인 배당주들이 제외되면서 맥이 빠졌고, 이에 시장도 냉랭하게 반응했다. 증권가에서도 선정 방식에 대한 지적과 함께 밸류업 지수만으로는 증시 반전을 이끌긴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36포인트(1.34%) 내린 2596.32로 마감했다. 지수는 이날 21.03포인트(0.80%) 오른 2652.71로 출발해 장중 1% 이상 상승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채 하락세로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동반 이탈이 눈에 띄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731억원을 순매도했다. 정부의 밸류업 지수 발표에도 오히려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고, 이에 지수는 약세로 이어졌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단 2거래일 뿐이다. 다만 기관과 개인은 각각 5485억원, 371억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흐름도 부진했다.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주요 종목인 삼성전자(-1.58%), 현대차(-0.59%)도 하락세를 보였다. 신한지주(-5.14%)와 키움증권(-3.69%), 미래에셋증권(-2.31%), 우리금융지주(-1.33%), 메리츠금융지주(-0.59%)도 하락했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KB금융(-4.76%)과 삼성바이오로직스(-3.23%), POSCO홀딩스(-2.72%)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수는 전날 대비 8.05포인트(1.05%) 내린 759.30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2.52포인트(0.33%) 오른 769.87로 출발해 장 초반 771.77까지 올랐지만 이내 상승폭을 반납, 하락 전환한 채로 마감했다.




밸류업 지수 주요 편입 종목 주가 현황. *표시 기업은 밸류업 공시 기업.

밸류업 지수 주요 편입 종목 주가 현황. *표시 기업은 밸류업 공시 기업.

밸류업 지수 발표에도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배경으로는 기대와 달리 알맹이가 빠진 데 대한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날 발표된 밸류업 지수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이유로 △지금까지의 밸류업 정책방향과 다른 단순한 종목선정 로직 △고평가 종목의 편입 △최근 2년간 업황이 좋았던 종목, 업종의 고점 편입 가능성 △다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지수 △단기적으로 배당주, 가치주, 밸류업 정책 수혜주 실망 매물 우려 등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주환원 제고 등에 메리트를 부여하겠다는 정책방향과 달리, 지수의 종목 선정 과정이 고(高) 주가순자산비율(PBR), 고 자기자본이익률(ROE)로 단순하게 결정됐다"며 “정책방향에 부합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평가받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보인다. 특히 주주환원에 대해서는 규모나 비율이 아닌 시행 여부만으로 평가한 점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시가총액 15% 제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이 30%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반도체지수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표적인 배당주들이 빠진 점도 밸류업 지수가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밸류업 예고 공시를 통해 편입 기대감을 키웠던 KB금융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 SK텔레콤, KT, 하나금융지주 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주요주주환원 지표도 아쉽다는 평가다. 배당의 유무만을 고려, 배당수익률이나 배당성향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밸류업 지수 편입 기대감이 적었던 종목은 추가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부터 밸류업 기대감으로 지수 편입이 기대되는 종목의 주가에 선반영됐으나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종목은 이번 발표로 인해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면서 “지수 편입이 예상됐지만 포함되지 못한 종목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예상치 못한 지수 편입 종목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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