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SK하이닉스 ‘일반투자’ 전환…장기 가치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26 14:43

단순투자로 변경한 뒤 한 달 만에 재전환
실적 호조와 미래 성장 잠재력 긍정 평가
경영에 더 적극적 의견 개진 가능성 시사

SK하이닉스 로고. 사진=SK하이닉스제공

▲SK하이닉스 로고. 사진=SK하이닉스제공

국민연금이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지난 8월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으로 보유목적을 변경한지 1개월만이다. SK하이닉스의 최근 실적 호조와 미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국민연금의 긍정적 평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투자로 전환, 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가능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 7.35%를 알리는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를 내면서 보유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일반투자'와 '단순투자'는 주주활동의 적극성, 주주제안 가능 여부, 보고 의무, ESG 관여, 기업 경영에 대한 영향력, 그리고 투자자의 의도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단순투자는 의결권, 신주인수권, 이익배당청구권 등 법률에 따라 보장되는 기본적인 권리만 행사하는 소극적인 투자 형태인 반면, 일반투자는 경영권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더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하는 투자 형태다.


또 단순투자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지만, 일반투자는 임원 보수, 배당 정책 등에 대한 주주제안도 가능하다.




기업 경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순투자와 달리, 일반투자는 기업 정책에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단순투자는 주로 재무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만, 일반투자는 재무적 이익과 함께 기업의 장기적 가치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는게 큰 차이다.




◇투자 전략 변경…실적 호조·미래 성장성 봤나


국민연금공단이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목적을 변경한 것은 회사의 가치가 전보다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에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는 등 AI 관련 사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대만의 반도체 시장 전문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분석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이 2023년 47.5%에서 2024년 52.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가 보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8조1999억원, 영업이익 6조9375억원으로, 매출과 이익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실적 전망이 국민연금의 투자목적 변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9조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중장기 수급을 감안한 결정이다.


대규모 투자 결정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국민연금의 일반투자 전환은 이러한 SK하이닉스의 전략적 결정을 지지하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국민연금, 시장 상황에 따른 유연한 투자 전략 구사


한편 국민연금은 최근 몇 년간 주요 기업들에 대한 투자목적을 보다 능동적으로 조정하는 추세다. 기업의 상황과 시장 환경에 따라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와 일반투자 사이에서 빈번히 변경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SK하이닉스를 포함한 8개 기업의 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가 2개월 만에 다시 일반투자로 되돌린 바 있다.


투자 기업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 차익 실현을 위해 지분을 줄이고 투자목적을 조정하는 등 시장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도 보이기도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건스탠리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메모리 산업의 다운사이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민연금의 투자목적 변경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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