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기 총리에 ‘비둘기파’ 이시바…한일관계 개선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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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사진=로이터/연합)

일본 차기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이 승리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인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27일 오후 도쿄 당 본부에서 개최한 총재 선거를 통해 이시바 전 간사장을 28대 총재로 선출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결선 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194표에 그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21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후보자 9명이 난립한 이번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154표를 얻어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181표)에 27표 차로 뒤졌으나, 결선 투표에서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1986년 당시 만 29세 나이로 최연소 중의원 의원으로 선출된 이시바 전 간사장은 12선 베테랑 정치인이자 정책통으로 꼽힌다. 2008년을 시작으로 2012년, 2018년, 2020년까지 네 차례 총재 선거에 도전했다가 모두 쓴잔을 마셨지만, 마지막 도전이라고 결기를 다진 이번 선거에서는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시바 총재는 한일 역사 문제에 있어서는 우익 세력과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2019년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독일의 전후 반성을 언급하며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당시 그는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직시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문제의 근원에 있다"며 “이런 상황이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표면화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에도 한국에도 '이대로 좋을 리가 없다. 뭔가 해결해서 과거의 오부치 총리-김대중 대통령 시대 같은 좋은 관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해 전인 2018년 11월에는 와세다대 강연 도중 “일본이 한국을 합병한 역사를 인식해야 한다"며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대응 때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해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개선해 온 양국 관계를 최소한 양국간 역사문제 때문에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그의 군비 확장 주장은 한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 그는 이번 총재 선거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 창설이나 미일 지위협정 개정, 자위대의 처우 개선 등 안보 분야 공약을 대거 내세웠다. 또 방위력 확충이나 자위대 명기 헌법 개헌 등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해왔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오는 10월 1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후미오 총리의 후임으로 지명된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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