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아시아판 나토 등 ‘방위력 강화’ 추진…현실성은 물음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27 16:59

미일 지위협정 재검토도 ‘뜨거운 감자’…방재성 신설 등 재해대응 강화
고소득자 과세 강화도 약속…‘주류 파벌’ 아닌 비주류 한계로 기반 약해


Japan Politics Election

▲이시바 시게루(사진=AP/연합)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뒤를 잇게 될 이시바 시게루 정권은 정책 방향에서 일부 변화를 추구하되 방위력 강화 방향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신임 자민당 총재는 내달 초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제102대 일본 내각의 총리로 선출된 뒤 새 내각을 발족하게 된다.


이시바 내각이 어떤 정책 노선을 취할지는 그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발언한 내용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아베 신조 정권 시절 쓴소리를 내며 '여당 속 야당'이라는 평가를 들어온 만큼 일부 변화는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위력 강화는 아베 신조나 기시다 정권 못지않게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시바 총재가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키워드는 '안심과 안전'이었다.




일본 국민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는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 창설, 일미 지위협정 개정, 자위대원의 처우 개선 등을 주장했다.




특히 아시아판 나토와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을 받게 된 것은 나토 회원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다자간 지역안보 체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위 분야에서 전문가로도 통하는 그는 당내에서 누구보다 방위력 확충을 강하게 주장해온 정치인이다.


이런 맥락에서 자위대의 헌법 명기 등도 지지해왔다.


그는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 문제 해결책으로 평양과 도쿄에 상호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또 지진과 같은 재난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의 재난 대응 강화책으로 방재성 설립 의지도 밝혔다.


대만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는 대형 재해가 발생하면 일정 시간 이내에 푸드 트럭 등 재해민 지원 장비가 도착하는데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도 했다.


세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납세 능력이 있는 곳에 추가로 더 세금을 물릴 수 있다며,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나 고소득자의 소득세는 더 올릴 여지가 있다는 입장도 폈다.


에너지 정책에서도 재생 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원자력 발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기시다 후미오 정권과는 다른 기조의 정책 방향을 내비쳤다.


이시바 총재는 선거 기간 '4전5기' 도전에 나선 이유를 질문받을 때는 “총리 자리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며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종종 말하면서 정책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이런 정책이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아시아판 나토 창설 주장에 “미국이 찬성할지도 의문이고 필리핀을 빼고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동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어서 현실 가능성이 당장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만 해도 납세자 저항 등이 예상된다.


실제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집권 초기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듯한 '새로운 자본주의' 구호를 내세우며 부유층 금융소득 과세를 논의했지만, 증시 급락을 겪으며 궤도 수정을 한 바 있다.


게다가 이시바 총재는 주류 파벌 출신이 아닌 '비주류'라는 점에서 당내 지지 기반도 굳건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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