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벤처캐피털 업계 간담회 개최
스타트업 해외진출 위해 VC도 ‘글로벌’에 방점
VC업계 “네트워킹·정부 정책 연속성 필요” 강조
“전용펀드 규제 완화…CVC 규제도 유연화해야”
“글로벌 투자 및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업계 네트워크 자리를 만들어 민간의 정보 비대칭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또 벤처투자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부 정책의 연속성이 필요하고요."(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인도전용펀드를 만들었지만, 출자액의 20%는 무조건 국내에 투자해야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규정이 만들어진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개별 사안에 따라 전용펀드 같은 경우 이 규정을 풀어주는 유연성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정일부 IMM인베스트먼트 벤처투자본부 대표)
“대기업 지주사 기업형벤처캐피탈(CVC)같은 경우는 자기자본비율 및 해외 투자비율에 대한 제한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좀 더 유연하게 바꿔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허준녕 GS벤처스 대표)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 모인 국내 벤처캐피털(VC)사 대표들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국내 VC의 글로벌 투자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법들을 제안했다. 특히 중기부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등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VC들의 글로벌화가 시급하다는데 정부와 업계간 공감대가 이뤄졌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업계 건의사항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하며 “벤처·스타트업 정책의 방점은 글로벌화에 있었고, 이제 모두가 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혁신 없이는 우리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의 글로벌화는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해외 VC가 투자를 결정할 때 국내 투자자들의 의견을 많이 묻고 있는 만큼, 해외 VC와의 협업도 많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VC의 글로벌화 외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제시됐다.
정근호 스틱벤처스 대표는 “벤처펀드출자를 해보신 분들은 벤처투자가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지만 안 해보신 분들은 리스크가 두려워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며 “단순히 안전하다고만 할 게 아니라 정부가 구체적인 통계 데이터로 설득을 해보면 벤처투자 생태계가 더 보완되지 않을까 싶다"고 제언했다.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는 “'손상차손'이라는 제도 탓에 투자자들은 경직된 재무적 지표를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손상차손은 감액이고, 벤처캐피털 입장에서 감액은 관리보수 삭감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회사도 걱정이 되는데 작은 회사는 더 치명적"이라며 “손상차손 부분은 감사인과 협의해서 자율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수도권 외 지역에 있는 기업에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인데 수도권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심사역이 한 번 실사를 나가기가 쉽지가 않다"며 “지역 우수 벤처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심사역에 인센티브를 주신다면 지방 기업을 위한 받침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부는 조만간 글로벌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오영주 장관은 “한국이 벤처투자 선진국으로 성장하고 높은 수익률을 거둬온 성과는 도전을 주저하지 않은 우리 스타트업의 노력과 이를 믿고 지지해준 벤처투자자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우리 스타트업이 충분한 벤처투자를 유치해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경쟁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글로벌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