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對이란 보복 우려에도…국제유가 상승폭 지지부진한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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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량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재보복 가능성에 글로벌 원유시장 참가자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폭이 오히려 지지부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일(현지시간)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장 대비 5.15% 폭등해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이번 주에만 8%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우리는 그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이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이스라엘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의 약 4%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여기에 무력 충돌 격화로 이란이 국제 원유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할 경우 글로벌 원유시장이 심각한 차질을 겪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감안했을 때 유가 상승률이 오히려 제한됐다고 입을 모은다. 골드만삭스는 이란에서 원유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고 스웨덴 은행 SEB의 비야르네 쉴드롭 수석 상품 분석가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 출신인 칼라일 그룹의 제프 커리 에너지경로 최고전략책임자는 “원유시장뿐만 아니라 관련 주식에서 숏(매도) 포지션이 상당하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은 내년 대규모 과잉공급에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연구 책임자도 “이런 수준의 기록적인 숏 포지션을 본 적이 없다"고 CNBC에 말했다.




이어 “많은 석유 트레이더들은 경기 부양에도 중국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약세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의 원유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장이 약세 우위인 유가가 빠른 시일 내 80달러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공급차질을 일으킬 수 요인들이 우선 현실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원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며 “이란에서의 공급이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 차질이 실질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한 공포는 며칠 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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