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밸류업에 무슨 일?…‘PBR 1 미만’ 기업 6개월 새 더 늘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4 17:12

PBR 1배 미만 日 기업 비중, 9월말 38%로 반등
2022년말 43.9%→올 3월말 32.2% 하락 흐름, 2분기부터 반전
지지부진한 ROE…중국으로 수급 쏠림 분석도

Japan Financial Markets

▲3일 닛케이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앞에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사진=AP/연합)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벤치마킹한 일본에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를 밑도는 기업들이 지난 6개월 동안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시 저평가 현상이 더 심화된 것이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로 구성된 일본 토픽스(TOPIX) 500 지수에서 PBR이 1배 미만인 기업 비중이 올 3월 말 32.2%에서 지난달 말 38%로 반등했다. 주가 대비 주당순자산가치(BPS) 비율인 PBR이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가치보다 적을 정도로 저평가받고 있다고 본다.


도쿄증권거래소(TSE)는 PBR가 1배 미만인 상장사에게 주가 상승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해왔다. 그 결과 TOPIX 500의 PBR 1배 미만인 기업 비중이 2022년 말 43.9%에서 지난 3월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 비중이 2분기엔 33.5%로 소폭 반등하더니 3분기엔 더 크게 오른 것이다.



PBR이 0.5배 미만인 기업 비중의 경우 2022년 말 8.62%에서 올 2분기 말 2.03%까지 떨어졌지만 3분기엔 3.86%로 다시 반등했다.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배경엔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PBR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라고 했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이용해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상장사들의 평균 ROE는 9%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보다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자사주매입, 배당금 인상 등 주주환원이 늘어났음에도 현금을 확보하려는 일본 기업들의 습관이 여전히 지속돼 BPS가 높아졌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2022년 말 이후 TOPIX 500 기업들의 BPS는 21% 증가해 뉴욕증시 S&P500 지수에 편입된 상장사(14%)보다 증가폭이 더 컸다.




이와 관련, SMBC 니코 증권의 이토 케이이치 애널리스트는 “지배구조 개선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ROE가 상승하는지에 달려있다"며 “이 맥락으로 ROE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펀더멘털적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카산 증권의 마쓰모토 후미오 최고 전략가는 “일본 기업들은 주주 환원을 강화했지만 수익의 100%를 활용하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순자산은 증가하게 되는데 주가가 정체되면 PBR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최근 일본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한 배경엔 자금이 중국으로 쏠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일본 증시의 큰손인 해외투자자들은 지난 6주 동안 일본 주식을 3.5조엔 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25%가량 급등하면서 강세장에 진입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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