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여행 성수기, 손보사 원수보험료 급증
손보사, 상반기 특약 개발 등 시장확대 대비 나서
20~30대 가입 확대로 디지털 손보사 경쟁력↑
원수보험료 크지 않아…시장 수익성은 미미
여름 휴가철과 추석 명절 연휴를 지나며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해외여행자보험 수요도 함께 급증하고 있어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소비자를 타깃한 간편한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해외여행 성수기인 지난 7월 국내 11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농협손해보험, AXA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신한EZ손해보험)의 합산 해외여행 원수보험료는 67억8600만원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69억1300만원) 수준을 거의 회복한 수치다.
올해 8월까지의 누적 신계약건수는 173만5722건으로 2019년 전체 건수인 187만531건에 이미 육박했다.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해외여행 수요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보험가입자 수가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179% 급증했다. 해외여행 원수보험료와 신계약 건수의 증가는 해외여행 규모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손보사들은 일찌감치 여행수요의 회복에 대비해 상반기부터 각종 보험상품으로 시장 확대 대비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에 동반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0%의 할인혜택을 신설했다. KB손보는 'KB해외여행보험'을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가입하면 사고 여부와 상관없이 '귀국 축하금'으로 보험금의 10%를 KB포인트로 지급하는 혜택을 도입하기도 했다.
캐롯손해보험도 지난 3월 안전 귀국 시 제공하는 '안전 여행 축하 포인트'를 출시했고 이어 6월에도 신규 혜택 2종을 추가한 '트리플(triple) 혜택'을 내세웠다. 하나손해보험은 여행 중 여권 분실에 따라 추가 체류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보상하는 보험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최초 새로운 위험담보를 개발해 해외여행보험 상품 경쟁력을 확대한 것으로, '해외여행 중 여권 도난 분실 특약'은 보험 보장이 전무한 보장사각지대에 대한 보장임을 인정 받아 지난 6월 배타적 사용권 3개월을 획득했다.
해외여행보험 시장의 경우 간편한 가입과 접근성을 강조한 디지털손해보험사가 경쟁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손보사는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 형태로 판매하는 여행보험 상품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중소형사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다. 특히 해외여행을 떠나는 고객 중 MZ세대를 주요 이용층으로 잡으면서 시장 내 지위 확대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해외여해자보험 가입 추이를 연령별로 나눠보면 20~30대의 가입이 크게 확대됐다. 3월 기준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5개 손보사의 연령별 신계약 건수를 보면 20대가 3만2143건으로 전년동기(1만1314건) 대비 2.8배 커지면서 증가율이 가팔랐다. 30대도 2만137건에서 4만4130건으로 2.2배 가량 증가했고 40대 이상이 그 뒤를 이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해외여행자보험의 경우 이같은 환경에 많은 수혜를 보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상품은 20, 30대 고객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6월 출시된 후 빠르게 가입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이달 초 기준 출시 1년 3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수 18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모회사인 플랫폼 '카카오톡'을 이용해 보험 가입과 보험금 청구 접근성을 확대했고, 보험상품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젊은층에게 친근하게 마케팅해 보험가입에 대한 문턱을 낮춘 것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여행하는 일행이 있다면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통해 쉽게 추가 가입하도록 하는 한편 동시 가입자가 모일수록 할인받는 제도나 무사고로 여행에 돌아올 시 냈던 보험료의 일부를 돌려주는 제도 등도 앞세우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최근 여행자보험 보장 기간을 최대 1년까지 확대해 장기 체류자나 유학생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기도 했다.
다만, 디지털손보사간 경쟁적인 구도 격화와 필수 보장만 선택해도 저렴한 보험료로 상품이 이용 가능한 점 등 상품의 다양성이 확대됨에 따라 시장 전체 원수보험료는 크게 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신계약 건수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약 174만건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었지만, 원수보험료는 451억원가량으로 작년 수준의 80%에도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