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약 200조원 감소하고, 상장 주식종목 10곳 중 7곳의 시총 외형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270곳이 넘던 시총 1조 클럽에 가입된 종목은 9월 말 260곳 미만으로 줄었다. 특히 이 기간 중 '보로노이'는 시총이 100% 이상 증가한 유일한 종목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총이 10조원 넘게 증가하며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메리츠금융지주와 알테오젠은 처음으로 시총 TOP 20에 진입했다.
한국CXO연구소가 7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에 따르면, 2720개 종목 중 70.7%(1924개) 종목의 시총이 감소했다. 시총이 증가한 곳은 24.9%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지난 3개월간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으며, 전체적인 시총 규모도 6월말(2621조원)에서 9월말(2432조원)까지 약 189조원 감소했다. 시총 1조 클럽에 가입된 종목 수는 6월 말 273곳에서 9월 말 259곳으로 줄었다.
시총이 1조원 넘게 증가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해 21곳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조592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조7935억원 증가하며 각각 27%, 34.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유한양행 △셀트리온 △신한지주 △HLB △고려아연 등도 시총이 3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3개월 동안 120조원 가까이 시총이 줄어들었고, SK하이닉스, 기아, 현대차도 각각 10조원 이상 시총이 감소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3개월 동안 시총 상위 100에 오른 종목의 순위도 크게 변동했다. 6월말과 비교해 9월말 기준으로 100곳 중 91곳의 시총 순위가 달라졌다. 한미약품은 6월말 112위에서 9월말 92위로 20계단 상승했다. 이외에도 HD현대미포(101위→97위)와 삼성증권(110위→100위)이 3분기 말에 새롭게 시총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삼성증권은 올해 처음으로 시총 상위 100위권에 진입했다.
6월말 대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종목은 한진칼로, 시총 순위가 93위에서 64위로 29계단 상승했다. 현대로템(89위→63위)과 미래에셋증권(92위→72위)도 각각 26계단, 20계단씩 순위가 올랐다.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는 고려아연은 6월 말 46위에서 9월 말 27위로 상승하며 시총 20위권 내에 진입했다.
시총 상위 톱 20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6월말 대비 9월말에 시총 순위 변동이 없었던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을 포함한 8곳에 불과했다. 한편 신한지주는 9월말 처음으로 시총 10위권에 진입했다. 삼성생명, 메리츠금융지주, 알테오젠 등도 시총 20위권에 신규 진입했다.
반면 삼성화재와 LG전자는 각각 25위와 21위로 밀려났으며, 카카오는 시총 순위가 19위에서 26위로 하락해 20위권 밖으로 내려갔다. 카카오는 올해 초 14위를 기록하며 시총 10위권을 지켰으나, 최근 3개월 동안 7계단이나 하락했다.
이와 함께 시총 1조 클럽 중에서는 제약업체 보로노이가 6월 말 대비 시총 상승률 102.1%를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보로노이는 시총이 8685억원에서 1조7551억원으로 급증해 3개월 만에 8865억원 증가했다. 보로노이의 시총 증가와 함께 최대주주인 김현태 대표의 주식 재산도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 외에도 유한양행(76.3%)과 대웅(52.6%)의 시총이 각각 3개월 동안 50% 이상 상승했다. 유한양행은 6조4889억원에서 11조4378억원으로, 대웅은 8953억원에서 1조3663억원으로 시총이 확대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올 3분기 국내 시총 외형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때보다 더 하락해 최근 3개월 새 국내 주식시장은 전체적으로 먹구름으로 가득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제약·바이오를 비롯해 금융과 조선 관련 업종의 주식종목은 시총이 오른 곳이 많아 다소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