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최근 5년간 서면 점검만 71%…부실한 유해물질 사업장 관리 개선 필요
김주영 의원“부실 서면 점검으로 화재 키워…인력 충원 등 미흡한 점 개편해야”
23명의 화재 사망자를 낸 화성 아리셀 공장이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현장 점검 없이 서류 검토로만 관리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의 부실한 점검 체계가 화재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김포시 갑)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리셀 공장은 2018년 유해물질 사용 허가를 받은 이후 2020년부터 2024년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현장 점검 없이 서류로만 관리됐다.
특히, 2024년 6월에 발생한 대형 화재에도 불구하고 해당 공장은 화재 직전까지 자체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경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전곡산업단지에 위치한 일차 리튬전지업체 아리셀의 공장 내 3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한국인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 등 총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 당했다.
환경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부족을 이유로 들며 현장 점검 대신 서류 점검을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부실한 서류 점검이 결국 큰 화재 참사를 불러일으켰다"고 강하게 질타하며 “화재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서류만으로 점검한 것은 명백한 문제"라고 점검 인력 충원과 체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아리셀 공장은 화재 발생 전 자체 점검에서 리튬 배터리 화재 가능성을 '문제없음'으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리튬 배터리와 같은 가연성 물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결국 수십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재로 이어졌다.
특히 공장 내에서 유해화학물질인 메틸에틸케톤(MEK)과 같은 위험 물질도 함께 취급되고 있어 더 큰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당시 3동에는 3만5000여개의 리튬 배터리가 적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셀 측의 '문제없음'이라는 자체 조사만 믿고 방치한 환경부의 책임도 책임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아리셀 화재는 배터리 완제품 결함에서 발생한 사고로 이는 '화학 사고'가 아니며, '유해물질 사용·보관 등의 취급'을 점검하는 환경청 점검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사업장 대비 점검 인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수도권만 해도 6명의 인력이 9778개소를 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의 최근 5년간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점검 실적을 보면, 서류 점검 비율이 2023년 기준으로 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점검 비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화학사고 건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환경부의 관리 미비가 더욱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최근 5년 '유해물질 취급사업장 수'와 '화학사고 건수'가 모두 증가추세로 사업장 수는 1만9079개소, 사고 건수는 155건으로 확인됐다. 점검의 질이 저하될수록 화학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김주영 의원은 “환경부가 유해물질 사업장에 대한 사고 예방 등 안전관리를 부실한 서류점검으로 대체 해오면서 화재 참사를 키운 측면이 있다"며 “현재 환경부의 점검 인력 또한 턱없이 부족한 만큼, 인력 충원 등을 비롯한 대체 방안을 모색해 미흡한 점검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