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기술창업 증가세…재정·교육서비스 등 지원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13 13:18

대한상의, ‘베이비부머의 지역 내 고부가가치 창업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 발간
8년간 국내 창업활동 추이 분석…재직기간 축적된 전문기술·네트워크 활용
제조업·지식기반서비스업 창업…기업당 평균 고용인원 3.1명·매출 3.8억원

대한상의

▲전체창업 대비 기술창업 비중 (단위: %, %p)

최근 시니어 기술창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생태계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베이비부머의 지역 내 고부가가치 창업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난 8년(2016~2023년)간 국내 창업활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40대 이상의 기술창업 비중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20대의 기술창업 비중은 0.9%p 증가하고 30대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40대와 50대는 각각 3.0%p·3.8%p 늘어난 것이다. 60대 이상도 2.5%p 확대됐다.



기술창업은 요식업과 도소매업 등 일명 생계형 창업으로 불리는 것과 달리 기술 기반의 제조 및 지식기반서비스(정보통신·교육 서비스·사회복지 등) 창업을 의미한다.


기술기반창업의 기업당 평균 고용인원은 3.1명, 매출은 3억8000만원으로 전체 창업기업 평균(고용 1.6명, 매출 2억4000만원)을 상회한다.




보고서는 학력 수준과 전문성을 갖춘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가 그간 축적한 기술 및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부가 창업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4~1963년생)의 고등교육 이수 비율은 25.1%로 35개 회원국 중 25위에 머물렀으나,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45.6%로 OECD 평균을 10%p 웃도는 등 10위에 올랐다.




통계청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차 베이비부머 중 관리자·전문가·사무종사자·기계조작직 등으로 분류되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비율이 60.6%로 1차 베이비부머 세대(51.4%)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기술창업이 비수도권 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이 중 경기도가 31.6%로 4.1%p 불어났고, 인천·세종·강원·충북에서도 늘어났다. 반면 경남·경북·부산·대구·울산·광주의 경우 감소했다. 서울도 1.6%p 줄었으나, 경기와 인천 등으로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시니어층이 지역에서 고부가 창업을 할 수 있는 정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재정지원 확대 △신용 제약 완화 △교육서비스 강화 △지역 내 맞춤형 지원정책 강화 등이 포함된다.


일본과 독일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시니어 창업 자금을 지원한다. 국내에서도 '중장년기술창업센터'가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예산 규모가 2021년 42억원에서 올해 33억원으로 줄었다. 센터도 같은 기간 33곳에서 27곳으로 축소됐다.


일본 지자체가 저리융자와 무담보 보증으로 창업에 나서는 시니어층을 돕는 것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퇴직금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독일이 'Gründer 50+' 프로그램을 통해 시니어층의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워크숍을 개최하는 것도 언급했다.


지역 대학·기업과 연계한 공동 연구개발(R&D) 및 컨설팅을 비롯한 지원사업도 제안했다. 지자체의 매칭자금 지원을 통해 중앙정부 및 중장년기술창업센터와의 협업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환 대한상의 지역경제팀장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로 진입한 국가들에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니어층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은퇴자의 안정적 삶을 도모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사회 진입 이전에 짜여진 창업 지원정책의 틀에서 벗어나 창업에 나서는 시니어층이 겪는 신용 제약을 완화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지역에서의 창업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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