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AI 도입이 주4일제를 가능케 할 수 없을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16 11:02

S&P Global 거시경제 및 국가리스크 부문 박세원 상무

박세원

▲박세원 S&P Global 거시경제 및 국가리스크 한국 총괄

디지털화와 기술 발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나 유연한 근무시간을 경험하게 되면서, 근로자들의 일과 개인적인 삶의 균형을 맞추려는 요구가 커졌다. 이에 따라 근로자가 주 4일 동안만 근무하고 나머지 3일은 휴식을 취하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인 주4일제는 뜨거운 논쟁 속에 근로자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주4일제 도입으로 정해진 업무를 처리할 주간 업무 시간이 줄어들어 업무를 빠듯하게 처리하려 하면서, 과도한 스트레스나 탈진을 초래할 수도 있고, 특히 의료, 소매업, 서비스업 및 제조업 등의 경우처럼, 항상 일정 수준의 시간 인력이 필요한 산업군에서는 주4일제 도입으로 급여를 줄이는 보상 및 급여 문제 발생 우려도 크다. 여러 잠재적인 문제들과 필연적인 문제들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효율적인 업무 재조정과 수많은 업무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하고, 실제로 실행하기까지는 예상보다 많은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이에 주4일제와 AI 도입의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AI가 보다 멀지않은 시점에 일부 산업에 먼저 주4일제 도입을 가속화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AI는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고, 데이터 분석의 효율성을 높이며, 업무를 최적화하는 등의 기능을 통해 근로자가 수행하는 작업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디지털과 AI 기술 기반의 기업에서는 직원들에게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AI의 역할은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결과적으로 근로시간 단축과 더 높은 생산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실제로,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고객 서비스나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이메일 응답 등의 단순한 작업은 AI 기반의 챗봇같은 시스템이나 자동화 도구로 대체하고, 직원들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 및 작업 시간 단축을 가능케하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Web 플랫폼을 통해 접수된 고객 문의는 AI 챗봇이 1차 응대를 하여 업무 담당자의 고객 서비스 부담을 줄이고 있다.



더 좋은 사례로, 대만 Chimei Medical Center의 경우, AI 가 가진 수천,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몇 초 만에 분석하여 중요한 경향을 빠르게 도출해내는 데이터 분석 능력,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다중 작업 처리(Multitasking),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반 결정 과정의 자동화를 통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복잡한 업무의 단순화 기능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AI를 통해 의료 영상 분석을 자동화, AI 기반의 환자 원격 진료와 모니터링, 환자 데이터 분석, AI 기반의 의약품 관리 등을 통해 의료 인력 문제를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환자 기록 관리, 진료 예약, 진단 결과 입력 등의 행정 업무를 AI가 대신케 하면서 의사들은 환자 진료와 치료에 집중할 시간을 더 확보 중이다. 이러한 AI도입 사례들을 의사 부족 문제와 의료 인력의 과중한 업무라는 사회적 이슈와 연결하면 주4일제의 도입이 가장 어려울 것 같은 우리나라의 의료 산업에 시사점이 있지 않을까?


기술은 사회 문제 해결의 강력한 도구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불평등을 줄이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자동화, 효율성, 정확성, 접근성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를 통해 사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을 보다 빠르고, 공정하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인간은 기술 혁신을 통해 기존의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고, 인간의 한계나 자원의 부족을 보완하는 역사를 만들어왔다.




언젠가 AI도 인간의 근로시간 단축 뿐만 아니라 행복의 증대를 이끌어내리라 믿고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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