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의 경쟁 심화, 韓증시 불확실성으로
美제조업 회복은 호재…경기 연착륙도 중요
금리인하, 신흥국 이끌까…선진국 자산과 균형 중요
오는 2025년 글로벌 경제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 증시는 중국과의 경쟁 심화, 수출 둔화 등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진단이다. 반면 해외의 경우 미국 및 신흥국들이 제조업 반등, 금리 인하 효과에 힘입어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74%로 전년 대비 약 20% 줄었다. 2018년 26.80%까지 올랐다가 2021년까지 25% 이상을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왔으나, 불과 몇 년 만에 2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이 점차 주요 수출국에서 경쟁국으로 바뀌고 있으며 내년도 이런 경향이 심화되리라는 전망이다. 특히 국내 산업에서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마진율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다른 주요 산업인 자동차 분야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이미 중국의 전기차 수출액은 한국의 2.4배에 달하며,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액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전기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차전지 수출액은 중국이 한국의 8.9배에 이른다. 중국과의 경쟁 심화는 내년 국내 경제에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단 경기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내년도 한국 증시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수출 중심 제조업 국가인 한국의 증시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때 마진율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으로 떠오른 미국의 제조업 경기도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분기 말까지 경기 반등 여부를 확인한 후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경기가 2025년 1분기 말에 저점을 찍고 반등하면, 국내 주식 비중 확대 시기도 1분기 중이 적절하다"며 “1분기는 국채, 헬스케어 등 경기와 반대로 움직이거나 상관관계가 낮은 업종들이 유망하며, 2분기부터는 경기 민감주 비중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올해까지 침체했으나 다행히 내년 전망은 밝다. 제조업 침체의 원인이었던 재고가 상당 부분 소진돼서다. 더불어 대선 불확실성 해소와 올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하가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과거에도 미 연준의 첫 금리 인하 후 12개월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12개월 주가 수익률은 대부분 플러스(+)를 기록해왔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의 금리 민감도가 크게 상승했다"며 “과거 사례를 볼 때 테크, 금융, 소비재 등 업종의 반등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신흥국의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신흥국이 금리 인하 여력이 선진국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이 금리 인하에 따라 신흥국 경기 회복이 이뤄질 경우 저평가됐던 신흥국 자산 가치도 뛰어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절대적인 생산력 격차가 커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선진국이 우위일 수 있기에 적절한 자산 배분이 중요해 보인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노동생산성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선진국과의 격차는 여전하다"며 “가장 두드러지는 국가는 역시 미국이며, 신흥국 중에서는 인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