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크래프톤 ‘맑음’…엔씨·카겜·넷마블 ‘흐림’
IP 흥행에 엇갈린 성적표…지형도 재편 분위기
국내 게임업계가 내달부터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하는 가운데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로 불리는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호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흑자전환에 성공하지만,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올 2분기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한풀 꺾일 거란 관측이다.
주요 지식재산권(IP)의 흥행 여부가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업계 및 증권가 등에 따르면 넥슨은 올 3분기 매출 1조3279억원, 영업이익 50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19% 증가한 수치다.
크래프톤은 매출 6452억원, 영업이익 25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3% 성장한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영업이익 전망치는 3922억원, 86억원이다. 전망치가 맞다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영업이익은 48% 감소한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 95% 줄어든 2191억원, 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넷마블은 지난해와 달리 적자 탈출에는 성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호실적을 거둔 2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흥행 IP 유무에 따라 이들 게임사의 희비가 갈렸다는 평가다.
넥슨은 중국 시장에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앱 마켓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누적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를 넘어섰다. 중국 출시 후 4개월간 벌어들인 매출이 2년 간 국내에서의 2년 매출 규모를 뛰어넘었다.
크래프톤의 경우 주력 IP '배틀그라운드'가 실적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래프톤은 여러 기업 등과 배틀그라운드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이용자 트래픽이 늘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크래프톤의 호실적을 점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가 있어 가능하다"며 “지난 7월 PC·모바일에서 동시 진행한 람보르기니 컬래버가 트래픽과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흥행 IP 부재가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각각 '호연', '스톰게이트' 등을 선보였지만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
넷마블도 '아스달 연대기: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레이븐2' 등 올해 출시한 신작들의 매출이 빠른 하향 안정화에 접어들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선 주요 게임사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현실화될 경우 과거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3N이 주도하던 게임업계의 지형도가 1N(넥슨)·1K(크래프톤)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게임사 실적은 '넥슨의 고공행진과 크래프톤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지형도가 기존 3N에서 1N1K로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