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리얼미터 여론조사] ‘위기의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에 국민 절반 이상 찬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24 08:00

과거 미전실 논란 불구 “컨트롤타워 필요” 50.5%

“이재용 회장 등기 임원 복귀”에는 62.1%가 찬성

삼성전자 위기론 확산에 총수 책임 경영 목소리 커져

삼성전자 위기론 리얼미터 여론조사

삼성 위기론이 확산되며 국민들 과반 이상이 '컨트롤타워 부활'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그룹 전체를 관리하는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등기임원으로 복귀해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삼성의 전성기 뒷받침한 미전실 역할 맡을 컨트롤타워 필요 의견

23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삼성전자 위기론' 여론조사에 따르면,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0.5%로 과반수를 넘었다. “부활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9.5%,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20%로 각각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의 위기 극복을 위해 과거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미래전략실(미전실)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은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시장 전망치를 훨씬 하회하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위기에 처한 것을 인정하고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직후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고 미래를 보다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며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과거 삼성의 전성기를 뒷받침했던 미전실이 지금 같은 시점에서 부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전실은 굵직한 인수·합병(M&A) 같은 핵심 현안에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고 미래를 위한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등 그룹의 조타수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미전실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지난 2017년 해체됐다. 당시 부회장이던 이재용 회장이 “국민이 (미전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면 없애겠다"며 직접 폐지를 지휘했다.


미전실 해체 후 삼성전자·물산·생명 사내에서 각각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을 운영하고 있으나 과거 미전실만큼 권한과 위상이 없어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재로 최근 위기에 대응하는 역량이 뚜렷하게 퇴보했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사법 리스크 불구 “이재용 회장 등기임원 복귀" 목소리 커져

삼성의 컨트롤 타워 부활과 동시에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의견도 힘이 실리고 있다. 리얼미터의 '삼성전자 위기론'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2.1%로 역시 과반수를 넘었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4.2%,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13.7%로 각각 집계됐다.


등기임원은 법인등기부등본에 등재돼 이사회 활동을 하는 임원을 의미한다. 이 회장은 국내 4대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총수의 등기임원 복귀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돼 왔다. 또한 총수가 빠른 의사결정으로 위기 상황 극복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지난 2016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가 불거졌을 때 이 회장이 등기임원에 올라 위기를 정면 돌파한 사례도 있었다.


현재 이 회장이 등기임원에 복귀하지 않은 것은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불법 승계 의혹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다만 검찰의 항소로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 회장의 경영 현장 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외부 뿐 아니라 그룹 내부에서까지 힘을 얻고 있다. 급기야 '삼성의 감시자'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까지 나서 컨트롤타워 재건과 최고경영자 등기임원 복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준감위는 삼성의 준법 감시와 통제 기능을 위해 설치된 독립위원회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지난 15일 발간한 준감위 2023년 연간 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제안했다.


이 준감위원장은 “과거 삼성의 그 어떠한 선언이라도 시대에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폐기해야 한다"며 이 같은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대상 전화 임의걸기(RDD·무선 97%, 유선 3%)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대상은 각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이었으며, 응답률은 2.6%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4.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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