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Winter Always Laughs)는 보고서로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을 유발한 모건스탠리가 자신들의 평가가 틀렸다고 인정하면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숀 킴 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AI) 수혜주 주가가 뛰면서 덩달아 랠리를 이어왔던 SK하이닉스에 대해 우리의 평가가 단기적으로 틀렸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올해는 SK하이닉스에 있어서 성공적인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추석 연휴 당시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종전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54% 낮춘 보고서를 내놓았고 투자의견 또한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 보고서 특성상 비율 축소는 사실상 매도(sell) 의견으로 해석된다.
이 여파로 추석연휴가 끝난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19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4 급락한 15만2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중엔 주가가 최대 11% 가량 폭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1개월여 만에 모건스탠리가 틀렸음을 인정한 배경엔 올 3분기 SK하이닉스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성적표이며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3분기 실적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매출 18조370억원, 영업이익 6조76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가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반도체 겨울론'을 잠재운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3분기 30%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4분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는 예정대로 HBM3E 12단 제품의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4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이번에는 다를 수 있지만 범용 메모리 시장 전망에 주의해야 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정점을 찍었다는 판다은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분기부터 SK하이닉스에 구름이 짙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들이 커버하는 반도체 섹터 중 가장 선호하지 않는 주식을 SK하이닉스로 꼽았다. 구조적인 반도체 공급부족이 끝나감에 따라 성장이 둔화되면서 향후 실적이 지속가능한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낙관론에 무게를 실어주는 분위기다. 미래에셋증권(26만원→27만원), NH투자증권(23만원→26만원), BNK투자증권(23만원→25만원), 하나증권(22만원→24만원) 등은 전날부터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높게 잡았다. 다올투자증권(31만원), DS투자증권(29만원), 대신증권(26만5000원), 메리츠증권(23만원) 등도 최근에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유진투자증권이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발표 후 가장 처음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HSBC는 HBM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유로 SK하이닉스 주식을 선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