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머니무브] 퇴직연금 갈아타기 초읽기…증권사 준비 ‘분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28 15:00

이달 말 현물이전 시행, 400조원 규모 “시장 선점 경쟁 본격화”

증권사, 은행에 도전…실시간 거래 및 상품 다양성으로 ‘승부수’


퇴직연금

▲퇴직연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다양한 연금 투자 펀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픽사베이

오는 31일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증권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실시간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와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무기로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세웠다. 특히 대형증권사들은 각종 이벤트를 통해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기존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도 다른 금융사로 자산을 이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환매조건부매수계약(RP),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파생결합증권 등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이 51%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증권사 22.7%, 생명보험사 20.5%, 손해보험사 3.9%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 시행으로 금융권 간 점유율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비스 경쟁력에서 증권사가 다른 업권보다 뛰어나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핵심 경쟁력은 실시간 ETF 거래와 다양한 상품 라인업이다. 은행에서는 ETF 거래에 약 15분의 시차가 발생하지만, 증권사는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8월 5일의 블랙 먼데이, 중국의 국경절 전 급등과 같이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15분간의 시차는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증권사는 은행보다 훨씬 많은 ETF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증권사는 평균 800개 이상의 상품을 제공하는 반면, 은행과 보험사는 330개 수준에 그친다. 상품 다양성은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고, 수수료 비교를 통해 조금이라도 수수료가 싼 상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투자회사 리츠(REITs) 투자는 증권사의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실시간 ETF 매매와 리츠 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증권사가 유일한 선택지다.




퇴직연금 자산관리 서비스도 한층 강화됐다. 대형 증권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배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은퇴설계 컨설팅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스마트폰 경품과 포트폴리오 무료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여행 상품권과 주유권 경품을 지급한다.


KB증권은 배달의민족 상품권 지급과 온라인 주식 거래 수수료 면제 혜택을, 신한투자증권은 치킨 쿠폰과 AI 자산배분 서비스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NH투자증권도 이마트 모바일 상품권과 연금 솔루션 서비스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2033년경 현재의 2.4배인 940조원에 달해 '1000조원 시대'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향후 은퇴 예정자가 늘어날 것을 고려할 때 시장 선점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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