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총선 참패에 엔화 환율 급등…‘역대급 엔저’ 재현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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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사진=로이터/연합)

지난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연립 여당이 과반수에 크게 못 미치며 참패하자 달러 대비 일본 엔화환율이 상승세(엔화 가치 하락)를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정국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것이 엔화 매도를 촉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올 상반기 160엔을 돌파했던 '역대급 엔저' 현상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엔화 가치가 3개월 만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2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3.64엔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엔 환율이 최고 153.88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7월말 이후 최고치다.



여당이 과반을 놓치면서 일본 정계는 연정 확대, 정권 교체, 이시바 총리 퇴임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둘러싸고 권력 투쟁과 세력 결집을 벌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시바 총리는 다른 야당을 포섭해 연정을 확대하거나 사안별로 일부 야당과 협력하는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같은 구상이 차질을 빚으면 '식물 내각'의 책임자로서 퇴진 압박에 직면하는 풍전등화 신세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협력 대상으로 거론되는 국민민주당과 협의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당내에서 (이시바 총리) 퇴진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통화정책에 있어 매파적 입장을 내비쳐온 이시바 총리의 정권 운영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기 어렵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총선 이후 불안해진 일본 정국은 이미 대외적 역풍에 직면한 엔화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미 대선을 앞두고 미 달러화 가치와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 속에서 이번 총선 결과가 엔화 매도에 대한 새로운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즈호증권의 오모리 쇼키 수석 데스크 전략가는 “정부가 안정화되지 않으면 헤지펀드를 포함한 캐리 트레이더들이 엔화를 매도하기가 매우 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분 전략가들은 일본 선거가 치러기지 전부터 엔화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쳐왔다.


쇼키 전략가는 지난주에도 블룸버그에 “일본은행이 10월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 미국 금리가 12월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엔화 매도 속도를 감안했을 때 160엔까지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야마다 슈스케 일본 통화 및 금리 전략 총괄은 “단기적으로 엔화에 대한 숏포지션(매도) 모멘텀이 커질 경우 엔/달러 환율이 160엔까지 오를 리스크가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보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22일까지 일주일간 엔화를 순매도했는데 이는 이달들어 첫 순매도 전환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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