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AI 데이터센터까지…‘글로벌 물부족’사태 오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29 11:19
가뭄

▲가뭄(사진=AP/연합)

인공지능(AI) 열풍에 글로벌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생산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물부족 사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지속가능성 컨설팅업체 ERM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물 수요가 공급능력을 웃돌고 있는데 AI붐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됐다.


AI산업의 성장이 데이터센터 냉각과 반도체 생산을 위한 용수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과 상충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강수량을 앞으로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에 물 공급부족이 심각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용수 리스크를 잘못 처리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실질적인 차질을 야기할 수 있고 특히 AI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AI와 연관된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와 반조체는 물이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하루에 최대 500만 갤런(약 1892만 리터)의 냉각수가 필요하며 반도체 생산에는 수십억 갤런의 물이 소비된다.


보고서는 또 미 애리조나주(州)처럼 따뜻하지만 물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으로의 이주가 증가세를 보이는 와중에 리쇼어링(해외진출기업의 본국 복귀) 움직임도 물 공급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 공급이 기업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물 부족으로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TSMC 등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공정 기술 발전에 따라 물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물 부족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계은행(WB)은 물 공급이 지속적으로 압박받을 경우 205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6% 하락하는 국가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JP모건의 라마 바리안카발 기업컨설팅 글로벌 총괄은 “AI와 데이터센터가 물 부족을 해결하려는 어려움을 키우고 있지만 동시에 이 문제를 주목하게 만든다"며 “해결방안과 대중의 관심으로 투자자들이 이에 주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JP모건은 수자원 산업에 투자기화가 상당하지만 민간투자 규모는 여전히 작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수자원 산업 중에서도 홍수 관리 인프라, 수처리 시설, 신기술 등이 투자가 유망한 분야로 거론됐다.


아울러 배출권거래제처럼 시장이 물의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현재 미국에서는 물의 진정한 가치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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